[김진형의 책·읽·기] ‘밤의 학교’가 되살린 독립운동 “역사는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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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마. 학교야말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다 함께 모여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는 것을" 춘천 출신 허남훈 작가가 장편소설 '밤의 학교'를 펴냈다.
국문학과 진학을 꿈꾸는 '나' 지환, 전투기 조종사를 꿈꾸는 기웅,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은 은서 세 친구는 모두가 집으로 돌아간 밤의 학교에서 꿈꾸듯, 또 최면에 걸린 듯 100년이 넘는 역사 속으로 이끌려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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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고 재학시절 꿨던 꿈 소재로
작가 “애국지사 신념품고 비상을”

“잊지 마. 학교야말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다 함께 모여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는 것을”
춘천 출신 허남훈 작가가 장편소설 ‘밤의 학교’를 펴냈다. 1905년 을사늑약부터 광복 80주년의 오늘에 이르기까지 120여 년의 시간을 넘나드는 역사 판타지 소설이다.
작품의 배경은 ‘강운고등학교’다. 춘천 강원고등학교 재학시절 통학 시간을 줄여보고자 학교 문예부실에서 한 달간 몰래 밤을 지새웠던 작가의 경험이 소재가 됐다. 이곳에서 작가는 거대한 열차가 학교를 통과하는 꿈을 꿨다고 한다. 꿈을 꾸고 있지만 현실의 벽에 가로막힌 청소년들에게 권장할 만한 책이다. 역사를 통해 현실을 이해하고, 새로운 미래로 비상할 수 있다는 메시지까지 전한다.
국문학과 진학을 꿈꾸는 ‘나’ 지환, 전투기 조종사를 꿈꾸는 기웅, 프로파일러가 되고 싶은 은서 세 친구는 모두가 집으로 돌아간 밤의 학교에서 꿈꾸듯, 또 최면에 걸린 듯 100년이 넘는 역사 속으로 이끌려 들어간다.
작품은 을사늑약에 항거한 청년 ‘원태우’가 돌을 던져 이토 히로부미에게 중상을 입히는 항거를 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지환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였던 권기옥 지사의 동지가 돼 독립운동가들과 조우하고, 세 친구는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과정을 본다. 윤동주 시인이 유년을 보낸 북간도 명동촌과 안창호 선생이 학교를 세운 평양의 모습도 보여준다.
“그날 내게 도착한 것은 한 장의 엽서였고/내가 마주한 것은 달이 상복(喪服)을 입고 떠오르던 밤,/두려움을 잊은 얼굴, 얼굴들이었다.”

우리 민족이 독립을 위해 싸웠던 모든 역사의 현장이 되는 곳이 바로 ‘밤의 학교’다. 실제 사건을 겪는 듯 속도감 있는 전개와 함께 시적인 문장이 작품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안중근 재판 과정에서 방청객으로 참석한 외국인 기자가 지환에게 말하는 부분은 역사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닌, ‘현재와 연결된 현실’로 받아들이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임을 증명한다.
“네가 견습기자건 아니건 그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네가 알고 있다는 거야. 기억하고 있다는 거. 안중근 외에도 조선의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지. 반드시 오늘이 아니어도 상관없어. 언젠가 네가 독립운동에 관해 글을 쓰게 된다면, 혹은 친구들, 후배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면 그들로선 더 바랄 게 없겠지. 그렇게 진실은 계속 전진할 테니까.”
학교 축제가 다가오자 지환은 문예부가 희곡 대본을 쓰고, 연극부가 연기를, 밴드부가 음악을 담당하는 종합 공연을 제안한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감정과 상황을 대사로 생생하게 묘사하는 희곡 대본이 교차하는 것이 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작품 마지막 부분에서 해방공간을 연기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백미다. 강강술래를 하듯 해방의 기쁨을 분출하는 동시에 “백범 김구 선생이 유관순 열사를 안아준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우당 이회영의 여섯 형제는 춤을 추고 약산 김원봉은 윤세주, 곽재기, 이성우, 김상옥, 김익상, 나석주, 최수봉, 박재형, 오성륜, 이종암, 김지섭 등 의열단 단원들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며 악수한다. 윤희순 의사는 여성 의병 단원들과 ‘안사람 의병가’를 부른다.
허남훈 작가는 “일제강점기를 다룬 많은 책을 읽으며 새삼 깨닫게 된 것이 있다. 바로 우리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라며 “애국지사의 희생과 신념을 품고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하창수 소설가는 “역사책 속 몇 줄의 단조로운 문장으로 기술된 채 묻혀 있던 사실과 인물을 경쾌한 상상력으로 현재에 복원해낸 작가의 성취가 놀랍다”고 추천했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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