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격화…한국도 ‘GDP 감소’ 유탄 맞을듯

이본영 기자 2025. 4. 1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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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적용 유예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와 기업들은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미-중 '무역 전쟁'의 본격화로 심각한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1·2위 수출 상대인 미·중의 극단적 무역 전쟁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수출 등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큰 숙제로 떠올랐다.

미-중 무역 전쟁은 한국에는 대미 수출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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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오클랜드/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적용 유예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와 기업들은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미-중 ‘무역 전쟁’의 본격화로 심각한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9일(현지시각)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상호관세 적용 유예를 “미국 측과의 관세 협상을 지속해 우리 업계에 미칠 영향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여지가 확보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1·2위 수출 상대인 미·중의 극단적 무역 전쟁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수출 등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큰 숙제로 떠올랐다. 두 경제 대국은 지난해 한국의 총수출액 6838억달러(997조원) 중 도합 38.1%(중국 1330억달러, 미국 1278억달러)를 차지했다.

미-중 무역 전쟁은 한국에는 대미 수출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고율 관세를 부과받은 중국산과 경쟁하는 한국 상품의 경쟁력이 높아져 반사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대선 공약대로 관세를 중국에 60%, 다른 국가들에는 10%를 부과하면 한국의 대중 수출이 6%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도 1% 감소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1차 미-중 무역 전쟁’의 경험은 ‘2차 미-중 무역 전쟁’을 바라보는 눈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 트럼프가 집권 1기 때 벌인 ‘1차 전쟁’이 절정에 이른 2019년에 한국의 대중 수출은 반도체·전자기기·철강·석유화학을 중심으로 16%나 급감했다. 당시 미국이 부과한 관세율은 많아야 25%로, 현재 미국(125%)과 중국(84%)이 상대에게 매긴 관세율에 크게 못 미친다.

이번 갈등이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경로는 여럿이다.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은 80%가량이다. 중국 상품의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 한국산 중간재 수요도 주는 구조다.

중국 업체들한테 경쟁력이 따라잡히고, 중국의 성장률 하락으로 구조적 도전에 직면한 한국 기업들로서는 설상가상이다. 대미 수출 감소가 중국의 구매력을 약화시키면 곧 한국의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 접근이 어려워진 중국 상품이 저가에 세계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풍선효과도 예상된다.

박상현 아이엠(iM)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의 대미 수출이 막히면 이머징 마켓(신흥시장) 쪽으로 저가 수출을 늘릴 수 있는 부분도 걱정”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는 공장을 계속 돌려야 할 테고, 그러면 적자를 감수하고 저가 공세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2위 경제 대국의 무역 전쟁이 교역량 축소와 금융시장 침체 등 세계 경제 전반의 혼란으로 이어지면 피해는 더 커진다. 중국을 제외한 나라들이 상호관세가 면제가 아니라 유예된 것이고, 기본관세 10%가 끼칠 영향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궁극적으로 미국인들의 수요도 많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리스크 수준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이본영 선임기자 ebon@hani.co.kr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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