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크지만 '배신자·검사' 프레임...한동훈이 넘어야 할 5개의 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6·3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시대교체'를 내세우며 대통령 4년 중임제·양원제 개헌, 국민소득 4만 달러, 한평생복지계좌 개설 등을 공약한 한 전 대표는 "이기는 선택은 바로 한동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출마 회견을 연 국회 분수대 앞이 인산인해를 이룬 것에서 보듯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대권 주자 중 가장 강한 팬덤을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0%를 반영하는 1차 경선에선 무난한 통과를 예측하지만, 최종 후보에 오르기까지 한 전 대표가 토론 등 경선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들은 아직 남아있다.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까지 한 전 대표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 번째는 자신을 향한 '배신자 프레임' 공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지난해 12·3 비상계엄 국면부터 탄핵 찬성 입장을 고수해 온 한 전 대표에 대한 '배신자' 공세는 경선 과정에서 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해 온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한 전 대표를 향해 배신자 프레임으로 공격할 때 한 전 대표의 반응에 따라 당심에 변동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 전 대표가 이날 출마 회견에서 "계엄과 탄핵으로 고통받은 분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한다. 그 고통을 끝까지 함께 나누겠다"고 말한 것도 보수 진영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 전 대표를 향한 배신자 프레임은 실제 경선 과정에서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탄핵 찬반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본선 경쟁력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싸워서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지가 최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원총회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4.12.14.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10/moneytoday/20250410180606342nvzu.jpg)
두 번째는 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한 전 대표를 따라온 '소통 방식'에 대한 지적이다.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한 전 대표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는 이유보다 한 전 대표의 소통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감을 보인 경우가 더 많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다 탄핵 국면에서 반한(반한동훈)으로 돌아선 한 국민의힘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내란죄 자백'을 말하고 윤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통과 직후 '비상계엄을 한 건 제가 아닙니다'라고 말한 걸 듣고 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는 27~28일 진행될 4인 경선에선 당심과 민심이 5대5로 반영된다. 민심이 압도적이지 않은 이상 당심을 어느 정도 끌어안아야 대선 후보로 선출될 수 있다. 조직표 동원이 관건인 당원 투표에 있어 책임당원의 약 40%를 차지하는 영남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의 마음을 한 전 대표가 얻지 못하면 어려운 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다. 정계 복귀 시점부터 대선 출마까지 국민의힘 의원들과 물밑 대화를 시도해왔다는 한 전 대표의 노력이 경선 과정에서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세 번째는 검사 출신에 대한 거부감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난 2년 반 동안 검사 출신인 윤 전 대통령 모습을 본 국민들과 당원들이 (같은 검사 출신인) 한 전 대표를 뽑겠느냐"고 말했다. 동시에 경쟁 후보들은 경선 과정에서 한 전 대표를 향해 법무부장관 시절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사법 절차를 마무리 짓지 못했단 점을 들며 공세를 펼칠 수도 있다.
네 번째는 타 주자와 비교했을 때 부족한 행정 경험이다. 보수 빅4 후보로 분류되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한 전 대표 중 시정·도정 경험이 없는 주자는 한 전 대표뿐이다. 행정부를 이끄는 수장을 뽑는 대선인 만큼, 세 사람은 자신들의 행정 경험을 한 전 대표와 비교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비상대책위원장, 당 대표 시절 한 전 대표의 정치력과 성과에 대한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2025.04.10.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10/moneytoday/20250410180607950zymr.jpg)
이 밖에도 비상계엄 국면을 맞으며 정치권에서 잊혀진 한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논란이 경선 과정에서 재점화될 수 있다. 그동안 일부 친한계에선 한 전 대표가 대선 후보에 나서야 하는 이유로 사법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만약 경선 토론 과정에서 한 전 대표가 상대 후보의 사법리스크 등을 꺼내 들면 이에 맞서 한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논란을 다시 들춰낼 가능성도 없지 안다.
친한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7·23 전당대회 당시 '패스트트랙' 발언 등과 같은 수위의 반응은 한 전 대표가 톤다운하지 않겠느냐"며 "한 전 대표가 가진 '선명성'이라는 강점은 유지하되, 당의 고정적인 지지층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전 대표가 출마회견에서 약속했던 청년들을 향한 공약을 강조하며 소구력을 높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 전 대표는 출마회견에서 개헌 외에도 △미래전략부 신설 △AI(인공지능) 3대 강국·국민소득 4만 달러·중산층 70% 시대 달성 △5대 메가폴리스 구축 △근로소득세 인하 △한평생복지계좌를 통한 개인이 직접 복지 혜택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 구축 △경제 NATO(New Alliance for Trade and Opportunity, 무역과 기회를 위한 새로운 동맹) 창설 제안 △핵잠재력과 핵추진잠수함 확보 △국민연금 재논의 △지역문화 협력센터 설치 △대학 운영 자율성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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