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탈이념’ 이재명 3번째 대선 출마…“대한국민의 최고 도구 되겠다”

엄지원 기자 2025. 4. 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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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위대한 대한국민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가 되고 싶다"며 세번째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3년 전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석패한 이 전 대표는 6월3일까지 54일 동안의 초단기 레이스에서 실용적 경제성장론과 국익 외교 노선을 양대 축으로 삼아 '중원 싸움'에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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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출마 영상 갈무리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위대한 대한국민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가 되고 싶다”며 세번째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3년 전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석패한 이 전 대표는 6월3일까지 54일 동안의 초단기 레이스에서 실용적 경제성장론과 국익 외교 노선을 양대 축으로 삼아 ‘중원 싸움’에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미니 다큐 형식의 영상 메시지를 내어 제21대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을 단 11분37초 분량의 영상은 이 전 대표의 선거 캠페인을 집약한 ‘티저’ 성격이 짙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로 시작되는 출마 선언 영상은,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자신이 ‘빛의 혁명’을 계승할 정치인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영상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은 헌법이라는 제도에 있는 게 아니라 억압을 이겨내는 우리 국민에게 있다”며 “평범한 사람들의 작지만 큰 나라, 이름만 있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이번 대선 핵심 캠페인은 ‘먹사니즘·잘사니즘’으로 명명한 경제성장론이다. 그는 우리 사회 대립과 갈등의 근본 원인을 ‘경제적 양극화’로 꼽으며 경제성장을 통해 먹고사는 문제(먹사니즘)를 해결하고, 이를 통해 행복한 삶(잘사니즘)으로 나아갈 것을 제안했다. 3년 전 대선 출마 당시에도 이 전 대표는 ‘강력한 경제성장’을 화두로 들고나왔지만, 전달 방식은 크게 달라졌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그는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 같다. 과학기술의 수준이 너무 높아져서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정부 단위의 인력 양성, 대대적인 기술 개발 투자를 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2022년 당시 “억강부약(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도움)의 정치”를 말한 데 견줘 정제된 언어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민주당이 중도보수를 맡아야 한다며 탈이념을 천명한 이 전 대표는 이날도 실용주의를 거듭 강조했다. 영상에서 그는 “정치는 현장에서 국민들의 삶을 실제로 결정하는 것이기에 그것(해법)이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 하는 것은 의미 없다. 어떤 게 더 유용하고 필요하냐가 최고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실용론은 외교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 전 대표는 “현실적으로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일관된 원칙은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경제와 외교 영역 모두에서 선명한 구호 없이 ‘흑묘백묘’ 식의 처방을 들고나온 것은 진영 간 극한 대결로 치러질 이번 대선에서 중원 경쟁의 결과가 승패의 가늠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의 가장 큰 약점으로 거론되는 ‘높은 비호감도’를 깨려 부심해온 것도 중도 확장 전략의 하나다.

이 전 대표는 미디어에 노출되는 부정적 이미지를 깨려 기자회견 등 주요 일정을 앞두고 여러 차례 사전 연습을 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공개한 영상에서도 그는 밝은색 스웨터를 입고 시종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사법 리스크 등 보수의 네거티브와 관련한 비호감 지표들은 많이 개선됐다. 다만 지난 총선 공천 등의 영향으로 ‘이너 서클만 챙긴다’는 이미지가 형성돼 있어 외연 확장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는 11일 경선 캠프에 참여할 인사들을 직접 소개할 예정인데, 계파색이 옅은 윤호중(5선) 의원에게 좌장을 맡기려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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