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철광석 5020톤 싣고…동해 지나던 홍콩 선박회사 '덜미'

[the300] 정부, '北철광석 불법선적·운송' 홍콩 선박 등 독자 제재

외교부와 국가정보원 등은 10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샹루이' 선박회사와 그 소속 화물선인 '선라이즈 1호' 등을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북한의 철광석 등을 적재해 운송한 데 따른 조치다. / 사진=외교부

북한 청진항에서 철광석 5020t(톤)을 싣고 동해를 지나가던 홍콩 소재 선박회사가 우리 정부에 의해 적발돼 제재 대상이 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제2371호 제8항은 북한산 철광석의 해외 이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10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샹루이' 선박회사와 그 소속 화물선인 '선라이즈 1호' 등을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선라이즈 1호에 적재된 철광석을 발주한 러시아 회사 '콘술 데베'도 제재 하기로 했다. 샹루이 선박사 운영자인 중국 국적의 쑨정저와 쑨펑 등 개인 2명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외교부와 해양경찰청, 국가정보원 등은 지난해 6월 동해를 통과하던 선라이즈 1호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 혐의로 억류한 뒤 정부 합동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선라이즈 1호는 지난해 6월14일부터 17일까지 북한 청진항에 입항해 북한산 철광석 5020t을 적재한 사실을 적발했다. 또 선라이즈 1호가 샹루이 소속 화물선이라는 점, 러시아 '콘솔 데베'라는 회사가 철광석을 발주했다는 점 등을 확인했다.

이번에 제재 대상이 된 기업과 개인은 앞으로 한국은행 총재나 금융위원회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국내 은행이나 기관과 금융·외환 거래가 가능하다. 우리 영해를 지나가기 위해선 우리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우리 정부가 북한과 관련된 기관과 개인을 독자 제재할 경우 추후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 등에 올리기 용이한 측면이 있다. 또 타국 정부와 협력해 해외에서 활동하는 제재 대상자에 대한 금융·외환거래 등을 막을 수도 있다.

외교부는 "북한은 유엔 안보리 제재를 회피해 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 및 금수품 거래 등 다양한 불법 행위를 통해 핵·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물자와 자금을 조달해 오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에 가담하는 불법 행위자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타격을 입히고 북한 관련 불법 활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에 제재대상에 오른 샹루이는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고 업계에선 '불법행위 가담자'라는 낙인이 찍혀 실질적이고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대한 분명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약 9개월 간 억류하던 선라이즈 1호를 조만간 퇴거 조치할 예정이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