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안전, ‘AI’처럼 훈련한다.. 제주항공·에어부산, “실전이 따로 없네”

제주방송 김지훈 2025. 4. 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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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식 훈련은 끝’.. 제주항공, CBTA 전환으로 조종사 실전 대응력 강화
에어부산은 소방관과 함께 훈련.. 재난현장 연계한 ‘크로스 안전 플랫폼’ 본격화
“비정상 상황은 언제든 온다”.. 훈련이 바뀌면, 항공사의 생존이 바뀐다


# “항공안전 체계는 지금, 조용히 혁신 중입니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절차 암기’ 중심의 낡은 훈련 방식을 버리고, AI처럼 상황을 분석하고 대처하는 실전형 훈련 체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은 보잉과 손잡고 조종사 역량을 데이터 기반으로 추적하고 분석하는 CBTA(역량기반 훈련 및 평가) 체계를 도입했고, 에어부산은 소방재난본부와 손잡고 기내 안전훈련을 재난 대응 현장과 연결하며 훈련 개념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단지 교육 방식의 변화만은 아닙니다. 항공사 생존 전략의 방향 자체가 ‘신뢰 기반 안전’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입니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이 항공안전의 훈련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바꾸고 나섰습니다. ‘위기 대응력’과 ‘회복 탄력성’을 중심에 두고, 단순한 매뉴얼 숙지가 아닌 실전 대응 중심의 훈련 시스템을 궤도에 올렸습니다.

제주항공은 미국 보잉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권고에 따라 CBTA 체계를 전격 도입했습니다. 조종사들의 기량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비정상 상황에서의 ‘판단력·대처능력’을 데이터로 분석해 맞춤형 훈련을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여기에 더해, 올 상반기 신입 부기장 34명을 추가 채용하며 B737-8 기재 도입 확대와 함께 운항 인력의 체계적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에어부산은 훈련생 명단에 소방관을 올렸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와의 협약을 바탕으로, 실제 기내 비상탈출 훈련에 현직 소방관을 참여시켜 항공 안전과 도시 재난 대응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자체 보유한 모형 항공기 훈련장비를 활용해 실전형 대응 훈련을 구현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이제 항공사의 경쟁력은 가격이 아닌 ‘복원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AI처럼 사고를 예측하고, 위기를 훈련하며, 실전처럼 대응하는 항공사가 살아남습니다.

제주항공 항공기 (제주항공 제공)


■ 제주항공은 ‘CBTA’, 에어부산 ‘현장 훈련’.. “항공안전, 감각으로 익힌다”

10일 제주항공은 지난 3월 미국 보잉사와 ‘CBTA(Competency Based Training and Assessment)’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CBTA’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전 세계 항공사들에 권고한 최신 훈련체계로, 조종사 개인의 약점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실전 위기에서의 판단력과 대처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계 조작 능력을 반복 훈련하는 것이 아닌, ‘비정상 상황에서의 인간 대응력’을 훈련하는 AI형 시스템입니다.

제주항공은 이 체계 도입과 함께 기종 확대와 조종 인력 보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총 34명의 신입 부기장을 채용하면서 4월과 6월 순차 입사시키고 B737-8 기재 4호기까지 도입을 확정지으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강화하는 이중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개인별 훈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 취약점을 파악하고 시나리오 중심의 반복 훈련을 통해 실제 상황에서도 빠르게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조종사를 양성할 것”이라며, 기술이 아닌 ‘회복력’이 항공안전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9일 에어부산 사옥 훈련시설에서 부산소방재난본부 소방관들이 비상구 조작법을 배우고 있다. (에어부산 제공)


에어부산의 경우 항공사의 훈련 시스템을 한 단계 더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부산 강서구 본사 교육시설에서 부산소방재난본부 소속 소방관 20여 명을 초청해 항공안전 훈련을 직접 실시했습니다. 항공사 내부 훈련에 외부 재난대응 인력을 공식 참여시킨 이례적인 사례로, 지역 안전망과의 상호 연결을 통한 ‘크로스 훈련 플랫폼’의 시작점으로 평가됩니다.

이날 소방관들은 에어부산 훈련 교관들과 함께 ▲비상구 개폐 조작법 ▲기내 탈출 절차 ▲슬라이드 장비 운용 등 평소 직접 다뤄볼 기회가 적은 항공기 내 위기 상황에 대한 실습 중심 훈련을 체험했습니다. 에어부산은 실제 항공기 구조를 그대로 구현한 전용 훈련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이론이 아닌 감각으로 체화되는 실전 대응 훈련이 가능한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2023년부터 이어온 부산소방과의 교육 협력이 올해 3년차에 접어들었다”라며 “승무원과 소방관이 서로의 안전 전문성을 공유하며 실제 재난 현장에서의 대응 속도와 정확도를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에어부산 객실승무원들 또한 매년 부산소방학교를 찾아 화재진압, 구조 훈련 등 소방안전 교육을 이수하며 대응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생존 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가 경쟁과 좌석 효율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예상치 못한 위기에서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느냐’가 브랜드의 신뢰를 결정짓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CBTA 도입, 재난 대응 연계 훈련, 시뮬레이션 강화 등은 내부 개선을 넘어, 국내 항공업계 전체의 안전 기준과 훈련 패러다임을 다시 쓰는 움직임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항공 전문가들은 “이제 항공안전은 기장 한 사람의 역량에 의존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취약 지점을 파악하고, 조직 전체가 연결된 시스템으로 대응하는 능력 자체가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훈련이 달라지면 안전이 바뀌고, 안전이 바뀌면 산업의 신뢰도 달라진다”라면서,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지금, 그 전환의 출발점에서 먼저 움직이고 있으며 이 변화가 항공시장에 어떤 파급력을 미칠지 주목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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