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인터뷰] '천만 서울축구' 이끌 60대 신임기수 정진설 회장 "서울시 학원축구 정상화 목표... 서울시축구센터 건립은 숙원"
(베스트 일레븐=강남)

대한민국 수도이자, 천만 인구를 품은 글로벌 도시 서울. 하나 카테고리를 축구로 좁혔을 때의 위상과 현실만큼은 전혀 글로벌하지 않다. 부채, 열악한 처우, 침체한 학원 축구까지, 복잡한 상황이 얽혀 있다.
이처럼 열악한 '천만 도시' 서울특별시의 축구 행정을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 정진설 회장이 당선됐다. 정 회장은 서울 축구의 미래를 원점부터 설계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안고 수도 축구의 재건에 나선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진행된 제15대 서울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선거인단 64명 중 47명으로부터 표를 받아 이민걸(9표), 석진호(8표) 후보들을 제치고 서울시축구협회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대신고등학교 축구부 후원회장, 서초구축구협회장, 서울시축구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동방데이타테크놀러지 이사로 재직 중인 정 회장은 베스트 일레븐과의 만남에서 "서초구축구협회장을 7년 동안 맡으면서 서울시축구협회 업무도 자연스레 함께해왔다. 서울시축구협회가 통합된 이후 계속된 소송과 행정 공백 속에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상화의 필요성을 절감해 회장직에 도전하게 됐다"라며 서울시축구협회장직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취임한 지 두 달 남짓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서울 축구의 문제점은 분명히 보였다는 정 회장에게 해당 사안을 물었더니, "회장이 자주 바뀌고 선거가 반복되면서 행정의 연속성이 떨어졌다. 재정 문제 역시 심각한 수준인데, 현재 서울시축구협회는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도 직원 처우가 가장 열악한 편이다. 직원들 퇴직금 적립조차 어려운 구조다"라고 문제점을 짚었다.
서울시내 학원 축구의 붕괴도 그가 가장 시급하게 보는 과제 중 하나다. 지역 유소년 축구는 성인 축구의 뿌리인데, 서울에서는 초등학교 축구팀이 20개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참고로 서울에는 25개의 자치구가 있다. 학원 축구에서 빠져 나간 공급은 클럽 축구가 대체했다. 클럽 축구팀 수는 70개 가량이 된다고 한다. 수치만으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유소년 축구의 클럽화가 학원 축구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는 역으로 악화시킨 결과로 작용한 셈이다. 정 회장은 "구마다 하나씩도 되지 않는 숫자다. 중고등학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클럽 축구는 많지만 그만큼의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라며 "학원 축구를 부활하고 정상화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클럽 축구의 보편화, 대중화는 시대의 흐름인데, 그러면 이를 거슬러 과거의 시스템으로 회귀하려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정 회장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과거로의 단순 회귀가 아니다. 학교 내에서 학업과 병행하며 축구를 해야만, 선수 생활 이후 사회에 나가서도 준비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클럽 축구는 통제 범위가 넓지 않기 때문에, 학원 축구를 보완하며 축구인 일자리 창출까지 함께 도모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신임 회장의 움직임은 발빠르다. 정 회장은 현재 인조잔디 시설이 있는 학교를 중심으로 창단 여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서울시교육청과의 협의를 통해 초·중·고 전체를 대상으로 학원 축구팀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했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목표 숫자를 언급하긴 이르지만, 가능한 한 빠르게 기반을 다져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생활 축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정 회장은 "서울의 25개 구 협회가 각자의 방식으로 잘 운영되고 있다. 생활 축구는 군·구 협회에서, 학원 축구는 시 협회에서 맡고 있으며, 클럽 축구 역시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신경 쓸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 회장의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대표적인 숙원 사업도 있다. 바로 '서울시 축구센터'의 설립이다. 국가대표는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 같은 훌륭한 시설이 있어왔다. 파주 NFC의 역할은 천안종합축구센터가 대체한다. 정 회장은 파주 NFC처럼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서울시에 맞는 축구 전용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시설의 필요성으로 그는 "초·중·고 선수들이 진학과 취업을 위해 경기력을 평가받으려면, 정규 규격의 경기장에서 정식 경기를 치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그런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내에도 서초, 강남 등 그린벨트 지역이 많다. 이를 중심으로 센터 부지를 검토 중이다. 이미 관련 자료도 준비해두었고, 시와 협의할 계획이다. 운동장이 없어 훈련조차 어려운 클럽팀들이 많다. 학원 축구는 학교 시설을 활용할 수 있지만, 클럽 축구는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다"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의 임기는 4년으로, 2029년까지는 서울 축구의 행정을 최전선에서 이끈다. 그는 "비록 제 임기 안에 모든 계획을 완수하진 못하더라도, 방향을 설정하고 초석을 마련한다면 이후 누가 맡더라도 이어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연임은 규정상 가능하긴 하지만, 지금은 오직 '서울 축구의 정상화'에만 집중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 축구가 직면한 현실은 단순히 축구와 스포츠 영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소년부터 생활 체육, 인프라와 행정 전반에 걸친 복합다단한 과제가 얽키고설켜 있다. 그 중심에서 정 신임 회장은 '천만 수도의 축구'가 서울답게 바로 설 수 있도록 오늘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매주 조기축구를 즐긴다는 학원축구(대구 대륜중학교) 선수 출신인 60대 초반의 베테랑 정 회장. 그가 서울 축구의 부활을 일으켜 한국 축구의 마중물로 삼을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베스트 일레븐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