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이탈리아 의회서 이탈리아어 곁들인 연설로 박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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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9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이탈리아어를 섞은 연설로 큰 박수를 받았다.
찰스 3세는 이날 로마에 위치한 몬테치토리오 궁전(하원)에서 영국 국왕으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의회 합동 연설에 나섰다.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는 의회 연설을 마친 뒤 바티칸을 깜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공개 접견했다.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 이탈리아를 17차례 공식 방문했지만 즉위 후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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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니 총리 면담→교황과 비공개 접견→결혼 20주년 기념 만찬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9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이탈리아어를 섞은 연설로 큰 박수를 받았다.
찰스 3세는 이날 로마에 위치한 몬테치토리오 궁전(하원)에서 영국 국왕으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의회 합동 연설에 나섰다.
그는 이탈리아어로 연설을 시작하며 "단테의 언어를 너무 망쳐서 다시는 이탈리아에 초대받지 못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며 유머를 곁들였다.
'신곡'을 쓴 알리기에리 단테는 당시 지식인의 언어였던 라틴어 대신 조국의 언어인 이탈리아어(토스카나 방언)로 책을 썼다.
현대 이탈리아어의 정립에 크게 공헌한 단테를 기리는 뜻에서 이탈리아인들은 이탈리아어를 '단테의 언어'라고 부르는데, 찰스 3세가 이 표현을 쓴 것이다.
그는 연설 말미에 신곡 중 "E poi uscimmo a rivedere le stelle"(그리고 우리는 다시 별을 보기 위해 나아갔다)를 원문으로 인용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찰스 3세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에도 유럽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의지를 문학적으로 전달했다고 현지 일간지 라레푸블리카는 평가했다.
이날 연설에서 찰스 3세는 유럽의 연대, 민주주의의 가치,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영국과 이탈리아는 민주주의적 가치를 수호하는 데 있어 하나"라며 "양국은 우크라이나가 가장 어려울 때 함께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양국의 강력한 유대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전쟁은 끔찍한 대가를 요구한다"며 "평화는 결코 당연시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날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난 찰스 3세는 국빈 방문 사흘째인 이날 오전에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회담했다.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는 의회 연설을 마친 뒤 바티칸을 깜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공개 접견했다.
국왕 부부는 한동안 폐렴을 앓았던 교황에게 쾌유를 기원했으며 결혼 20주년 축하 인사도 받았다.
영국성공회 수장인 찰스 3세는 당초 8일 바티칸을 방문, 가톨릭교회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폐렴으로 장기간 입원했던 교황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이 일정은 연기됐다.
하지만 찰스 3세의 국빈 방문 중 극적으로 일정이 조율돼 전격적으로 비공식 면담이 성사됐다.
이후 찰스 3세는 이날 결혼 20주년을 맞은 국왕 부부를 위해 마타렐라 대통령이 주최한 만찬 행사에 참석하러 대통령 관저인 퀴리날레궁으로 향했다.
찰스 3세는 오는 10일 라벤나를 방문해 제2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로부터의 해방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단테의 묘를 방문한 뒤 귀국한다.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 이탈리아를 17차례 공식 방문했지만 즉위 후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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