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떠나는 독일인 “십일조 부담돼서요”
예배 안 가도 소득세의 8% 부과
무종교인 늘어… 기독교인 추월

독일의 기독교 인구가 역사상 처음으로 무종교인 인구에 추월당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독일 세계관 연구 그룹’이 발표한 종교 인구 통계(지난해 12월 기준)를 인용해 무종교인이 전체 독일 인구(8300만명)의 47%(3900만명)로 나타났고, 이는 가톨릭·개신교를 포함한 기독교 인구 3800만명(46%)보다 많은 수치라고 했다.
더타임스는 독일 기독교의 쇠퇴 원인으로 ‘중세 십일조 제도의 희미한 잔재’인 교회세(敎會稅)를 지목했다. 독일 교회에 등록된 신도는 일반 소득세의 8~9%에 해당하는 교회세를 따로 납부해야 하고, 지역에 따라 재산세·양도소득세에도 종교세를 부과한다. 이에 “나는 교회에 가지도 않는데 왜 교회세를 내야 하지?”라고 생각하는 독일인 상당수가 교회에서 탈퇴한다는 것이다.
독일 개신교 신자의 2.3%, 가톨릭 신자의 6.6%만이 정기 예배·미사에 참석한다. 최근 5년간 550만명이 교회를 떠났고 같은 기간 무종교인은 680만명 늘었다. 인구 고령화와 교회의 각종 추문도 독일인들이 기독교를 떠나는 이유로 분석됐다.
정치와 종교가 분리된 세속 국가 독일이 교회세 제도를 운영하는 데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중세 가톨릭 교회는 신도들에게 십일조를 징수해 로마 교황청으로 보냈다. 독일에선 16세기 마르틴 루터가 주도한 종교 개혁이 일어났지만, 십일조는 돈을 교황청으로 보내지 않았을 뿐 국가 세금 형태로 유지됐다.
1803년 나폴레옹 전쟁 당시엔 신성로마제국이 전쟁 비용을 충당하고자 교회 재산을 몰수했다. 대신 국가가 세금을 걷어 재정에 보태주겠다는 일종의 타협책으로 종교세를 만들었다.
독일 교회의 성직자(사제·목사)는 신도들이 납부한 종교세에서 월급을 받는 준(準)공무원 신분이다. 교회 역시 국가 법인 지위를 갖는다. 독일의 교회는 단순한 종교 시설이 아니라 교육·의료·복지 등 기능을 분담하는 국가 기관의 성격을 갖고 있다.
더타임스는 “유럽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 종교 개혁의 중심 인물인 마르틴 루터의 고향에서 상징적 전환이 발생했다”고 했다. 기독교 문화권인 유럽에선 네덜란드·스웨덴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에서 기독교 인구가 무종교인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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