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장 기안장’, 제목 따라 ‘정말 환장하겠네’[봤다 OTT]

“제목을 괜히 ‘대환장’으로 지었나 봐요.”
정효민PD가 제작발표회를 마치고 잠깐 만난 자리에서 웃으며 말했다. 대중문화 콘텐츠에 있어서는 유명한 속설 중의 하나가 ‘제목대로 간다’다. 제목이 긍정적이면 그 기운을 받고, 부정적이면 잘 안 풀린다는 식이다. ‘대환장’이라는 제목을 지으면 말 그대로 대환장 상태로 흘러간다.

제작진이 제목을 먼저 지었는지, 아니면 편집본을 충분히 보고 지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단 하나 분명한 건 ‘제목을 잘 지었다’는 느낌이었다. 이미 공개된 3편까지의 분량을 모두 보면서, 가장 입가에 맴돌던 말이 그것이었다. “정말 환장하겠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대환장 기안장’은 2017년부터 JTBC 예능 ‘효리네 민박’을 연출했던 정효민PD와 윤신혜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었다. 당시 자신의 제주도 집을, 남편 이상순과의 일상을 가감 없이 공개한 이효리의 선택은 결국 ‘윤스테이’ ‘스페인 민박’ ‘수미네 산장’ 등으로 이어지는 ‘숙박 예능’의 계보를 만들었다.

‘대환장 기안장’은 말 그대로 ‘효리네 민박’의 절망편에 가깝고, 베어 그릴스의 야생생활에 비하면 희망편에 가깝다. 100% 오로지 기안84의 머릿속에서 상상한 모든 세계가 넷플릭스의 자본으로 구현되고, 오히려 정상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 괜한 고통을 겪는 것이 프로그램의 포인트다.
평소 각종 기이한 행동과 사고로 예능가에서 입지를 넓혔던 기안84는 ‘월드스타’인 방탄소년단 멤버 진과 ‘SNL 코리아’ 등을 통해 MZ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배우 지예은과 함께 울릉도에 민박집을 운영한다. 그의 아이디어는 ‘바다 위 바지선에 건물 짓기’를 비롯해 ‘1층 출입구가 없는 2층 클라이밍 암벽 출입구’ ‘미끄럼틀 비상구’ ‘건물 벽에 매달린 침상’ 등으로 구현됐다.

제작진은 바다 상황을 고려해 ‘기안장’ 별관도 만들었는데 이 역시 마찬가지다. 마치 군대 과거 생활관을 연상하게 하는 일체형 침상에 아궁이가 있지만 환기시설이 없어, 요리 때마다 대환장이 펼쳐진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비효율적이며, 편리와는 애초에 떨어진 공간이라 이곳에서 인물들이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재미의 포인트가 된다.
분명 이는 기안84가 그동안 해왔던 행보와 유사하다. 그의 기행을 신선하고 재밌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의 상상력이 구현된 광경에서 누군가는 신선함에서 비롯된 재미를, 누군가는 ‘왜 굳이 저래야 하나’하는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 불편과 편리의 흑백논리의 너머에 ‘기안식 낭만’이라는 종착점을 숨겨놨다. 어찌 됐든 대환장의 하루를 겪지만 배 위에서 바라보는 밤의 윤슬은 예쁘며, 침상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별들로 빽빽하다. 고생이 있기에, 그래서 서로 데면데면할 수 없었기에 그 안에서 나누는 대화나 눈빛은 조금 더 진짜에 가깝고 애틋하다.
‘비대면’이 일상이 된 세상에서 굳이 사람들은 서로를 맞댈 이유를 찾지 못한다. 그래서 ‘편리’만이 여행 또는 낭만의 대명사로 일컬어지곤 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비효율과 불편의 극치에서 기안84는 서로 부대끼며 쌓아가는 여행의 낭만을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뭐, 굳이 숙박을 권장하진 않는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며 낄낄대며 웃을 수는 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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