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주 퍼펙트’ 감독 극찬받은 이정후, 열성 팬 ‘후리건스’ 응원받으며 맹활약 중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AFP연합뉴스

미국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의 팬 클럽이 생겼다.

이정후를 응원하는 팬 모임 ‘후리건스(HOO LEE GANS)’가 재치 있는 응원법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정후는 안타와 호수비로 팬들의 열띤 응원에 보답했다.

‘후리건스’는 지난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신시내티전에서 이정후를 향해 응원을 펼쳤다. 가슴에 ‘HOO LEE GANS’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불꽃 모양 가발을 썼다. 모임명인 ‘후리건스’는 이정후의 이름 ‘후’와 성인 ‘이’를 따 만들었다. 이정후의 등번호인 51번에 맞춰 정확히 51명만 이날 경기에 입장한 이들은 객석에서 ‘정후 리’를 연호했다.

KBO리그와 달리 메이저리그에는 선수 응원 문화가 정착돼있지 않다. 지난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 시리즈 평가전에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K-응원 문화’를 처음 접하고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샌프란시스코 현지 팬들로 이루어진 ‘후리건스’의 등장은 리그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팬클럽 대표인 카일 스밀리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원래 지난해 이정후의 경기에 맞춰서 경기장을 찾으려 했지만 부상 때문에 시즌을 일찍 마감하면서 이제야 방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스밀리는 “앞으로 구단과 공동 응원전을 펼치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스밀리는 ‘후리건스’ 팬클럽 회원들에게 50장의 샌프란시스코 경기 티켓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오직 이정후를 향한 ‘팬심’에서 우러나는 행동이다. 스밀리는 화려한 가발과 티셔츠를 입고 응원함으로써 삶의 부정적인 부분을 이겨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뒤 ‘후리건스’의 응원 모습을 접한 이정후는 “작년에도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사랑을 느꼈다”면서 “올해 복귀해서 팬 사랑을 느끼니까 정말 좋다”고 웃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는 잘 뛰고 점프도 좋고 수비도 잘하고 배트도 잘 휘두른다”라며 “훌륭한 야구를 하고 있다”라고 이정후를 극찬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선발 투수 로건 웹은 “이정후는 지금 자신의 능력을 일부분만 보여줬을 뿐이다”라며 “그가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는 건 우리 모두에게 아주 흥미진진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정후는 9일 신시내티전에서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그는 이날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 경기로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300(40타수 12안타)으로 떨어졌다. 샌프란시스코는 0-1로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