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중증수술 35% 증가…“비중증 환자, 종합병원으로 분산”

지난 1월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의료개혁 일환으로 추진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행 이후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수술이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9일 중증수술, 중증응급·소아 등 적합질환 환자 비중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 시행 이전인 지난해 1월 44.8%에서 올해 1월 52.0%로 7.2%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은 상급종합병원(3차병원)의 병상 수를 줄여 경증환자 비중을 줄이고, 1·2차병원에서 진료하기 어려운 중증환자를 더 많이 받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수술은 구조전환 시행 직전인 지난해 9월 2만8천여 건에서 12월 3만7천여 건으로 약 9600건(3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환자 수는 같은 기간 203만명에서 222만명으로 19만명(9%) 늘고, 입원환자 수는 16만명에서 19만명으로 3만명(16%) 증가했다. 복지부는 “비상진료기간 감소했던 진료량이 (구조전환) 지원사업 시작 이후 뇌동맥류·암 수술 등 상급종합병원에서 주로 시행하는 중증수술(1009항목)을 중심으로 회복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조전환 사업 이후에도 의정갈등 이전인 2023년 9월 환자 수(232만명)와 입원환자 수(22만명)에는 못 미치는 상황이다. 중증수술 건수는 2023년 9월(3만3천여 건)과 비교하면 지난해 12월 12% 늘어난 수준이다.

복지부는 비중증 환자는 상급종합병원 대신 종합병원(2차병원)을 이용하는 등 중증도 별로 환자 분산이 이뤄졌다고 봤다. 지난해 12월 기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전체 환자 수는 직전 해 대비 98%로 거의 비슷했다. 상급종합병원에 중증수술이 늘어났지만,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전체 환자 수는 유지된 셈이다.

지역 2차병원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설한 ‘전문의뢰 및 회송’도 활성화되는 추세다. 전문의뢰 및 회송은 권역 내 진료협력 기관 간에 상세한 의사 소견을 명시하고, 진료기록을 첨부해 패스트트랙(진료 우선예약)으로 의뢰·회송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전문의뢰는 지난해 11월 859건에서 올해 1월 7076건으로, 전문회송은 같은 기간 4565건에서 1만8923건으로 크게 늘었다.

구조전환으로 상급종합병원의 5인실은 52.4%, 6인실 이상은 31.7%가 감소했다. 반면, 2∼4인실은 61.5% 증가했다. 중환자실은 지난해 9월과 비교해 올해 1월 112개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앞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중심 진료체계 전환, 지역 의료기관과의 연계협력 강화 등을 주요하게 살펴볼 예정이다. 또 ‘포괄 2차병원 지원 사업’을 통해 의료 접근성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역 2차병원 구조전환을 추진하고,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