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소설 여전히 부족… 70살 돼서도 계속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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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소설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제가 읽고 싶은 퀴어 소설은 여전히 부족해요. 일단 스스로 독자가 됐을 때 맞닥뜨리고 싶은 이야기를 썼어요."
서른 번째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어둠 뚫기'(문학동네)를 펴낸 박선우 소설가가 최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 작가의 말처럼 '어둠 뚫기'는 퀴어 소설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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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 작품
평범한 일상 살아가는 게이 그려


“퀴어 소설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제가 읽고 싶은 퀴어 소설은 여전히 부족해요. 일단 스스로 독자가 됐을 때 맞닥뜨리고 싶은 이야기를 썼어요.”
서른 번째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인 ‘어둠 뚫기’(문학동네)를 펴낸 박선우 소설가가 최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 작가의 말처럼 ‘어둠 뚫기’는 퀴어 소설로 분류된다. 성소수자(게이) 주인공이 등장해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또한 지금 문단에 ‘부족’한 것을 채우려고 했다는 작가의 의도대로 그동안의 퀴어 소설과는 분명한 차이점을 가진다.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애써 감춰온 성소수자들이 최근엔 소설과 영화, 드라마 등에서 종종 등장하며 이전보다는 훨씬 익숙한 이미지를 가지게 됐다. 한 개인이 실생활에서 어떤 성소수자와 관계를 맺고 있지 않더라도 그 존재는 분명히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박 작가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성소수자는 밤이 새도록 걸그룹 음악이 흘러나오는 클럽에서 춤을 추지도, ‘여자 사람 친구’와 지리멸렬한 우정을 나누지도 않는다. “외모를 치장하는 일에 집중하지도, 매번 새로운 남자와 사랑을 하지도 않아요. 그저 일상에 천착해 살아가는 게이도 많습니다. 그들에게는 목소리가 없었어요. 그들의 목소리가 되고 싶었죠.” 주인공은 책을 편집하는 노동자, 글을 쓰는 작가이자 독자, 누군가를 사랑하는 주체이자 사랑받는 대상으로 그려질 뿐이다.
이뿐만 아니라 남성에게 가지고 있는 주인공의 모순된 감정도 새롭다. 남성은 연애 상대인 동시에 사회에서 주인공을 배제하고 차별하는 군대 선·후임이자 또래 집단이며 언제든 나에게 성적 폭력을 할 수 있는 잠재적 가해자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작가는 과감하게 보여준다. “게이를 하나의 모습으로 정형화시키지 못하도록 평범하면서도 다면적으로 그리려고 했죠.”
무엇보다 박 작가의 소설에 등장하는 또 한 명의 주인공은 엄마다. 작가는 집요하게 주인공의 곁에 엄마를 붙여놓는다. 그들은 말 그대로 지지고 볶으면서도 서로를 떠나지 못한다. 주인공은 엄마가 가진 생활의 천박함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성적 정체성, 우울증을 시시콜콜 늘어놓는다. 엄마가 애써 부정하면 슬쩍 집어넣었다가 이내 다시 이야기하는 날이 반복된다. 작가는 “엄마는 가장 밀접한 관계의 타인”이라며 “연인은 대체가 돼도 엄마는 영원히 대체할 수 없는 존재”라고 말했다. “엄마가 학교나 직장에서 힘든 일 있으면 얘기하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게이로 사는 것도 만만치 않거든요. 그 얘기를 하고 싶은 거죠.”
등단 8년 차, 두 권의 소설집과 이번 첫 장편을 쓴 작가에게 포부를 묻자 담담한 대답이 돌아왔다. “예순, 일흔이 돼서도 계속 쓰는 게이 소설가가 되고 싶어요. 지금 제게 그런 선생님이 계시면 물어보고 싶은 게 많거든요. 그때 혹시 궁금한 게 있는 젊은 소설가가 있다면 제가 답해주고 싶어요.”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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