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만드는 또 하나의 기적… ‘MLB판 육성 선수’가 이렇게 잘 하다니, 미지명 한 풀었다

김태우 기자 2025. 4.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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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초반 맹활약하며 다저스 불펜의 깜짝 스타로 떠오른 잭 드라이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인 LA 다저스는 말 그대로 초호화 슈퍼스타 군단이다. 연봉 1000만 달러 이상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또 마냥 밖에서 좋은 선수를 사모으기만 하는 팀은 아니다. 리그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팜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외부 시장을 보는 남다른 식견도 가지고 있다.

팜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라와 쏠쏠한 활약을 하는 경우가 있고, 다른 팀에서는 ‘활용 불가’ 판정을 내린 선수를 영입해 잘 고쳐 쓰는 경우도 많다. 다른 팀에서는 주목하지 않았던 것들을 다저스적 관점에서 잘 살린다. 이 분야에도 리그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다저스에서도 특별히 ‘기적’이라는 평가를 내릴 만한 선수가 있다. 바로 올해 다저스 불펜의 신성으로 떠오른 좌완 잭 드라이어(26)가 그 주인공이다. 드라이어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경력이 한 경기도 없었다. 그런데 에반 필립스, 마이클 코펙, 브루스다 그라테롤의 등 불펜 투수들의 부상 속에 기회를 얻었고, 그 기회를 잘 살리고 있다.

올해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합류한 드라이어는 팀의 시즌 개막전이 열린 도쿄시리즈까지만 해도 그렇게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3월 20일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 등판해 감격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졌지만 1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으로 고전하면서 빛이 조금은 바랬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마이너리그로 갈 선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 신인드래프트에서 미지명된 경력을 가지고 있는 드라이어는 자신에게 손을 내민 다저스의 눈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 드라이어는 그런 시선을 비웃으면서 다저스의 행복한 고민을 일으키고 있다. 드라이어는 3월 30일 디트로이트와 경기에서 1⅓이닝 퍼펙트 무실점, 4월 1일 애틀랜타와 경기에 1이닝 무실점으로 선전했다. 이어 3일 애틀랜타전에서는 2이닝 무실점, 그리고 7일 필라델피아와 경기에서도 2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다저스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선발이 일찍 무너졌을 때, 그렇다고 필승조를 과감하게 동원하기도 어려울 때 드라이어가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해냈다.

그런 드라이어는 시즌 5경기에서 7⅔이닝을 던지며 피안타율 0.080, 평균자책점 1.17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적으로 팀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향후 부상자들이 돌아와도 그냥 마이너리그로 내리기는 아까운 성적이다.

이런 드라이어는 톡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않았다. 아이오와 대학을 나온 드라이어는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의 문을 두들겼으나 아무도 그를 지명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야구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여기서 다저스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2021년 8월, 드라이어와 계약했다. KBO리그로 따지면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뒤 육성선수로 계약한 것과 같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를 눈여겨보지 않았으나 드라이어는 차분하게 단계를 밞으며 다저스의 기대를 키웠다. 2022년은 루키 레벨, 2023년은 싱글A 레벨에서 뛴 드라이어는 2024년 더블A와 트리플A로 연이어 승격되며 활약했다. 지난해 트리플A 37경기에서는 5승2패 평균자책점 2.95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다저스는 그를 룰5드래프트에서 보호하기 위해 40인 로스터에 전격 포함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도 넣으며 말 그대로 신데렐라 스토리를 쓰고 있다.

▲ 메이저리그 미지명 선수에서 다저스 불펜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동화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잭 드라이어

드라이어는 평균 92마일(약 148㎞) 수준의 패스트볼, 그리고 슬라이더와 커브를 던진다. 구속은 그렇게 빠르지 않지만 수직적인 무브먼트가 좋고, 높은 쪽 코스를 거침없이 활용할 수 있는 제구력도 갖췄다. 좀처럼 공이 한가운데 몰리는 일이 없다. 여기에 서로 다른 궤적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갖췄다. 기존에는 볼넷이 많은 게 단점이었지만 드라이어는 이 문제까지 해결하면서 돌풍을 일으켰고, 끝내 개막 로스터에 합류해 팀에서 소금 같은 임무를 하고 있다.

드라이어는 자신이 달라진 점을 ‘멘탈’이라고 말한다. 드라이어는 “메커니즘을 조정한 것은 없다. 커맨드도 달라지지 않았고, 구종도 마찬가지”라면서도 “모든 투구에 확신을 가지고 던지기 시작했고, 스트라이크 존을 조금 더 일관적으로 공략하려고 한다. 그리고 나에 대한 믿음을 가지기 시작했다. 오로지 사고방식의 전환이었다”고 설명했다. 드라이어의 기적 같은 스토리가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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