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과 함께 은퇴'... '세계 최고 배구선수' 김연경의 굿바이[초점]

김성수 기자 2025. 4. 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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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김연경이 우승과 함께 자신의 커리어를 머무리했다. 세계 최고 배구선수의 '뜨거운 안녕'이다.

흥국생명은 8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최종전 정관장과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6-24, 26-24, 24-26, 23-25, 15-13)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KOVO

흥국생명은 이 우승으로 5번째 챔프전 우승이자 4번째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모두 여자부 최다 기록이다. 2018-2019시즌 통합우승 이후 6년 만의 우승이기도 하다.

김연경은 이날 34득점을 기록하며 선수 개인으로는 2008-2009시즌 이후 16년 만에 V-리그 정상에 올랐다.

시리즈 전적 2승2패에서 열린 최후의 5차전에서 정관장이 주포 메가와 미들블로커 정호영을 앞세워 1세트 19-14, 5점 차까지 리드를 벌렸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김연경을 중심으로 뭉쳐 22-21 역전을 이뤄냈다.

듀스까지 이어진 양 팀의 1세트는 흥국생명의 것이 됐다. 정관장 메가의 백어택이 아웃되며 25-24 세트포인트를 잡은 흥국생명은 또다시 날아온 메가의 백어택을 김다은이 블로킹해낸 덕에 26-24로 1세트를 가져가게 됐다. 김연경은 1세트에만 10점을 몰아치며 우승을 거머쥐려 했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는 정관장은 메가에 박은진-정호영의 높이를 살려 17-12로 2세트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끈질기게 따라붙은 흥국생명이 표승주의 오픈을 막아내는 투트쿠의 블로킹으로 24-24 듀스를 만들었다.

흥국생명의 2세트 영웅은 김연경이었다. 박은진의 속공을 블로킹해낸 김연경은 이후 오픈 득점까지 적중시키며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2-0 리드를 선사했다. 우승까지 단 1세트.

1세트만 내주면 패하는 정관장은 3세트 1실점 후 메가-염혜선-부키리치-정호영 등 팀 구성원이 번갈아 득점하며 7연속 득점을 올리고 7-1로 크게 앞섰다.

이후 흥국생명이 24-24 듀스까지 만들며 정관장을 위협했지만 정관장이 김연경의 네트 터치에 이은 표승주의 오픈 적중으로 1-2 세트스코어 추격에 성공했다. 정관장은 이어진 4세트까지 25-23으로 가져오며 최후의 5세트로 향했다.

팽팽한 5세트 승부에서 흥국생명이 14-12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다. 이후 한 점 실점하긴 했지만 결국 투트쿠가 마지막 점수를 내며 흥국생명의 통합우승을 만들었다.

ⓒKOVO

김연경은 2005년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05~06시즌 신인왕과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를 모두 거머쥐며 곧바로 V-리그를 접수했다. 이후 두 번 더 정규리그 MVP를 추가한 뒤 일본리그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연경은 해외리그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일본, 튀르키예에서 MVP, 중국리그에서 최고 외국인 선수상을 받으며 월드클래스 선수임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김연경은 국가대표팀에서 빛나는 족적을 남겼다. 2005년부터 2021년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 3회, 아시안게임 4회, 세계선수권 3회 출전했다. 특히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을 4강으로 견인하며 대회 MVP를 수상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4강 신화를 이끌었다.

도쿄올림픽을 마친 후 김연경은 잠시 중국리그에서 뛰었다가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로 복귀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로 인해 매 시즌 은퇴 의혹을 불러일으켰지만 최고의 기량으로 2022-2023시즌, 2023-2024시즌 모두 정규리그 MVP를 따냈다.

올 시즌에도 김연경은 맹활약하며 강력한 MVP 후보로 꼽혔다. 계속해서 리그 정상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기에 은퇴와 관련된 이야기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폭탄 발언이 나왔다. 김연경은 지난 2월13일 GS칼텍스전을 마친 후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 시즌을 마무리하고 성적과 관계없이 은퇴를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V-리그로 복귀해서 이날 전까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다. 2020-2021시즌, 2022-2023시즌, 2023-2024시즌 모두 준우승이었다. 여기에 은퇴를 선언했기에 더 이상의 기회는 없는 상황.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가 강한 그였다.

김연경은 챔프전 5차전까지 숨막히는 혈투를 벌인 끝에 결국 꿈에 그리던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고 웃으며 '화룡점정'의 은퇴를 할 수 있게 됐다. 세계 최고의 배구선수에게 어울리는 해피엔딩이다.

ⓒKOVO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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