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zz Buzz] 용서의 이유…상대가 아닌 ‘나’를 위해

2025. 4. 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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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최근 친구로부터 몹시 상처가 되는 말을 듣고 한동안 두통과 소화 불량에 시달렸다. 상대를 향한 분노와 배신감, 나 자신에 대한 실망과 우울에 휩싸여 지내는 것도 괴로웠지만, 신체적인 고통도 만만치 않게 나를 힘들게 했다.
(일러스트 프리픽)
몸과 마음의 감옥에서 탈출하기
누군가에게 상처받았을 때, 그것이 시시비비를 가리기도 애매한 감정적 문제일 때, 대개 외면이나 망각을 선택한다. 그러나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데는 무엇보다 용서가 가장 빠르고 쉬운 길이다. 해소되지 않은 분노와 우울을 계속해서 반추하다 보면 불쾌감과 무력감이 쌓이고, 이는 분노 장애와 강박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정신적 장애는 몸의 건강도 해친다. 필자 역시 불안과 분노가 교감신경을 자극해 두통을 일으켰고 부교감신경을 둔화시켜 소화 장애에 시달리게 됐다. 또한 분노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자극해 면역력을 저하하고, 심혈관 질환 발병률을 높인다. 만성이 되면 뇌를 축소시켜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 분노와 복수심이 염색체 말단의 텔로미어(telomere)를 짧게 해 노화를 가속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거를 바꿀 수 없고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한다면, 용서를 선택해 보자. 용서는 반추 빈도를 줄여 부정적인 감정을 감소시키고 신체 건강을 지켜 준다.

새로운 나와 미래를 위한 자발적 선택
(일러스트 프리픽)
용서를 실천하는 첫 단계는 ‘인정하기’다. 괴로운 감정을 피하지 않고 마주보아야 자신의 상처와 고통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다음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껴안고 살지 않겠다는 ‘선언하기’가 뒤따라야 한다. 반추의 굴레와 피해자 자리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다. 다음은 ‘자신에게 집중하기’다. 외부의 평가나 시선이 아니라 오롯이 자신을 위해 용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끝으로 ‘흘려보내기’다. 누구나 불완전하고 결핍이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상처를 준 사람을 나와 동등한 위치에 놓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자기 결정력을 회복하고 감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미국 스탠포드대 프레드 러스킨 교수는 ‘용서는 과거의 나쁜 일이 나의 오늘과 미래를 파괴할 수 없다는 자기 선언’이라고 했다. 심리학자이자 신학자인 스티븐 체리는 ‘용서는 새로운 나,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는 방법’이라고 한다. 상처의 기억에 미래를 저당 잡히지 않기 위해, 현재에 충실하기 위해, 무엇보다 나의 몸과 마음을 해방시키기 위해서라도 용서의 길에 도전해 보자.

[송이령(프리랜서) 일러스트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74호(25.04.0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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