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구름, 함께 산다…청주동물원 아빠·딸 사자 합사하기로

오윤주 기자 2025. 4. 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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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동물원의 아빠 '바람'과 딸 '구름'이 드디어 만난다.

청주동물원은 8일 "수사자 '바람이'와 암사자 '구름이'의 합사를 추진한다. 오는 11일께 '구름이'의 야외 방사장 적응 훈련을 시작으로 단계적 합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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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구름이 중성화 뒤 야외방사 훈련…단계적 합사
지난해 청주동물원으로 온 암사자 구름이. 오윤주 기자

청주동물원의 아빠 ‘바람’과 딸 ‘구름’이 드디어 만난다.

청주동물원은 8일 “수사자 ‘바람이’와 암사자 ‘구름이’의 합사를 추진한다. 오는 11일께 ‘구름이’의 야외 방사장 적응 훈련을 시작으로 단계적 합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사는 둘 이상의 암수 동물을 한 공간에서 생활하게 하는 것이다. 합사를 위해서는 상호 대면, 교차 방사 훈련, 체취 적응 등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변재원 청주동물원 수의사는 “청주동물원에 늦게 온 구름이가 합사 공간인 야외 방사장(780㎡) 분위기를 익히는 것부터 시작해 단계적·점진적으로 합사를 추진한다. 바람이와 구름이 등이 한 공간에서 편하게 생활하는 본격 합사는 6개월 정도 예상하는데, 적응 속도에 따라 조금 당겨질 수도 늦춰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갈비사자’로 불리던 수사자 ‘바람이’. 부산동물학대방지협회 제공
청주동물원으로 온 뒤 건강을 회복한 수사자 바람이. 청주동물원 제공

합사를 추진하는 ‘바람이’는 늑골이 드러날 정도로 깡마른 몸매로 ‘갈비사자’로 불리던 수사자다. 청주동물원이 지난 2023년 7월6일 경남 김해의 한 동물원에서 구조한 뒤 건강을 회복했다. 애초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뒤 김해로 이사한 터라 올해 나이가 21살이다. 사람으로 치면 100살이 넘은 고령이지만, 갈기·자태 등 완연한 수사자의 모습을 회복했다.

‘구름이’는 ‘바람이’의 딸인 암사자로 올해 8살이다. 2017년 경남 김해의 한 동물원에서 ‘바람이’와 다른 암사자 사이에서 태어났다. ‘구름이’는 ‘바람이’가 청주동물원으로 구조된 뒤 경남 김해 동물원을 떠나 강원 강릉의 한 동물원에서 지냈는데, 청주동물원이 지난해 8월20일 이곳으로 데려왔다. 이산가족 ‘바람이’와 ‘구름이’ 부녀는 411일 만에 ‘상봉’했다.

청주동물원으로 온 ‘구름이’는 빠르게 적응했지만, 그동안 격리 방사장(80㎡)에서 홀로 지냈다. ‘구름이’는 도착 첫날부터 우렁찬 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아비인 ‘바람이’ 등에게 알렸지만, 그동안 10여m 떨어진 곳에서 생활했다.

‘구름이’는 합사를 위해 지난 1일 중성화 수술을 받았다. 근친 교배와 생식기계 질환 예방을 위한 조처다. 수술은 청주동물원 야생동물보전센터에서 진행했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을 중심으로 서울동물원·전주동물원은 등 전국 주요 동물원 수의사들도 참여했다. 수술 뒤 ‘구름이’의 난소는 국립생태원으로 보내졌는데, 멸종위기종 생체시료 은행에 보관하기 위한 조처다. 김정호 팀장은 “수술 경과도 좋았고, 회복도 빠르게 진행됐다. 오는 10일께 구름이의 컨디션 등을 살펴 괜찮으면, 11일께 야외 방사장 적응을 시작으로 합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주동물원 암사자 도도. 오윤주 기자

앞서 지난 2023년 7월 청주동물원으로 온 ‘바람이’도 적응 기간 등을 거쳐 같은 해 10월 청주동물원 ‘터줏부인’ 격인 암사자 ‘도도’(13)와 합사했다. ‘도도’ 역시 질환 등 우려 때문에 중성화 수술을 받은 뒤 생활해 왔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9~10월께 ‘바람과 구름’ 부녀는 ‘도도’한 새 엄마와 한 공간에서 시민을 만날 수 있다. 김정호 팀장은 “애초 바람이를 구조해 청주동물원으로 데려올 때를 떠올리면 가슴이 벅차다. 바람과 구름, 도도가 함께 노니는 상상을 하면 뿌듯하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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