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마은혁 임명했으나…문형배 후임 '안가회동' 이완규 지명 파문

조현호 기자 2025. 4. 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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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마은혁 선출 104일 만에 합류, 후임 함상훈 임명
민주당 "이완규 내란 공범, 죄질 안좋아…강력대응하겠다"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선출 104일만에 임명했다. 그러나 한 대행은 오는 18일 퇴임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 후임에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판사를 함께 지명해 파문이다. 이완규 처장의 경우 윤 대통령 최측근 중 한 명일 뿐 아니라 '계엄 이튿날 안가회동 당사자'라는 지목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내란 공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강력 대응하겠다며 반발했다.

한 대행은 8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그동안 많은 갈등의 원인이 되었던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 등과 관련하여 저는 오늘, 다음의 결정을 내리고 실행하였다”며 대법원장 제청과 국회 동의 과정을 모두 마친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를 대법관으로 임명하였고, 헌법재판소법과 헌재 판결에 따라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임명하였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특히 열흘 뒤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하였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이중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이라는 점, 또한 경찰청장 탄핵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였다”며 “헌재 결원 사태로 헌재 결정이 지연될 경우 대선 관리, 필수추경 준비, 통상현안 대응 등에 심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며, 국론 분열도 다시 격화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였다”고 설명했다.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두고 한 대행은 “각각 검찰과 법원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지명과 임명 이유를 두고 한 대행은 “그동안 제가 여야는 물론 법률가, 언론인, 사회원로 등 수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숙고한 결과”라며 “사심없이 나라를 위해 슬기로운 결정을 내리고자 최선을 다하였으며, 제 결정의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자평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지명은 위헌적 행태이며 이를 묵과할 수 없고, 민주당의 입장에서 좌시할 수 없는 문제라고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회의에서 “대통령이 유고사항일 때 권한대행운 권한을 필요 최소한의 현상유지를 위한 정도만 대응하는 것이지, 이 사람의 권한 100 그대로를 행사하면 안 된다는 것이 모든 헌법학자들의 동일한 의견”이라며 “헌법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인 헌법재판소의 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이것은 대행할 수가 없는 권한”이라고 비판했다. 김 정책수석부대표는 “한 권한대행이 지명하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며 한덕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을 두고 “내란이 있은 직후, 안가회동에 참석해 내란 사태를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논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이라며 “내란에 아주 직접 공범일 가능성이 높고, 비상계엄 선포 즈음 가족들을 다 해외에 내보냈다. 자신의 가족들은 해외에 내보내고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하고, 자기는 거기 남아서 비상계엄이 실패한 다음날 안가회동을 했던 그런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김 정책수석부대표는 “내란의 공범이고 죄질이 매우 안 좋은 사람이라고 국민들이 의심하고 있는 사람을 지명했다는 것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음을 입증한다”며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부승찬 원내부대표는 “12월 4일 이상민, 박성재, 김주현, 이완규 등 4인이 삼청동 안가에서 비밀회동을 열고 김용현의 검찰 출석을 시작으로 내란 공모자들의 사건축소 은폐 기획이 가동되기 시작되었다고 보여 진다”고 분석했다.

▲이완규 법제처장이 지난달 5일 서울관광재단에서 열린 관광산업 관련 법 제도 개선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법제처

이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도서관 백브리핑에서 “여야간의 합의가 없는 마은혁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면서도 “4월18일 공석이 되는 두 명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라고 평가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지난번 최상목 대행이 이미 논란의 여지가 있는 헌법재판관 국회몫 두 명을 임명해 논란이 일단락이 된 것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반발을 두고 권 원내대표는 “모든 헌법 기관을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만 구성하고 끌고 가겠다는 당리 당략”이라며 “국민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완규 지명자가 계엄 다음날 안가회동한 인물이라는 비판을 두고 권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그야말로 '미스터 법질서'이자 '미스터 클린'”이라며 “법리에 밝고, 헌법 이념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직무에 충실해 헌법 재판관으로서 손색이 없을 뿐 아니라 마은혁과 비교했을 때 천양지차”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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