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정철원에게 돌을 던지랴…집중포화 받고도 롯데 불펜 WPA 1위

롯데 자이언츠 필승조의 주축인 정철원(26)은 지난달 27일 인천 SSG 랜더스전부터 이틀 뒤 사직 KT 위즈전까지 3연속경기 구원등판했다.
투수의 연투를 지양하는 현대야구에서 3연투는 연속경기 등판 횟수의 마지노선처럼 여겨진다.
그럼에도 정철원은 당시 팀의 3연패를 끊겠다는 일념으로 마운드에 올라 2점 차의 근소한 리드를 지켜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시즌 초부터 헌신한 정철원에게 사흘의 휴식을 주며 관리했다.
연장 11회 끝에 무승부로 끝난 지난달 30일 사직 KT전에서도 정철원을 찾는 일은 없었다.
정철원도 이에 보답하기 위해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2연속경기 등판해 각기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2홀드를 작성했다.

직구의 평균 구속이 팀 내 가장 빠른 시속 147.9㎞에 이를 정도로 구위가 빼어난 데다,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도 2.65로 팀 내 불펜투수 중 1위다.
FIP의 계산식에는 투수의 책임이 큰 홈런, 볼넷, 삼진 등의 지표가 들어간다.
가령 수비의 도움을 덜 받더라도, 다른 불펜투수보다는 스스로 타자를 잡아낼 능력이 팀 내에서 좋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상수’로 평가되던 기존 필승조 구승민은 구위 저하로 지난달 2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해 부진했던 마무리투수 김원중도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아직은 1.94로 높다.
게다가 현재 롯데의 득점력이 들쑥날쑥하고, 정철원을 제외하면 ‘상수’로 볼 투수도 사실상 없는 형편이니 마무리투수를 무턱대고 기용했다간 그 뒤를 책임질 투수가 없어지거나 상대적으로 구위가 약한 투수가 나올 수 있다.
자연히 김 감독에게는 승부처에 기용할 투수 중 정철원이 우선순위에 있기 마련이다.

정철원은 9-7로 앞선 7회초 구원등판해 실점 없이 한 이닝을 매듭짓고, 타선이 3점을 보탠 뒤인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로선 승부처에서 낼 최고의 카드였지만, 정철원은 강승호~김기연~추재현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끝내 교체됐다.
이 한 경기로 정철원의 시즌 평균자책점(ERA)은 1.59에서 5.40으로 크게 올랐다.
그럼에도 정철원이 롯데의 ‘믿을맨’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불펜투수를 효율적으로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인 WPA(승리확률기여합산)을 보면 정철원이 얼마나 승리확률을 높이는 플레이를 많이 했는지 알기 쉽다.
정철원의 WPA는 0.54로 팀 내 불펜투수 중 1위다.
박준우(-0.27), 김원중(-0.18)을 포함한 대부분의 불펜투수들이 음수인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롯데에는 정철원과 부담을 나눌 불펜투수가 좀 더 필요하다.
현재로선 최준용(팔꿈치), 구승민을 비롯한 기존의 필승조들의 복귀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믿을 만한 불펜투수가 더 나타나지 않는다면, 불펜투수들에게 부하가 쏠리지 않도록 선발투수들이 가능한 많은 이닝을 던지고, 타자들이 더 많은 점수를 내주는 수밖에 없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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