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C] 탄핵 이후의 부동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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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36.5℃는 한국일보 중견 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주거 불안정이 결혼과 출생률을 흔들고 지방의 악성 미분양이 심각한 데다 건설 경기마저 침체된 상태다.
가계대출 규모 관리,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혜택 설계, 초고령화 시대의 주거 안정화, 부동산 양극화 해소 같은 난제도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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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는 한국일보 중견 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재지정으로 한 달간 롤러코스터를 탄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외려 덤덤했다. 급매 매물을 차근히 처리하고 있다며 "이 동네는 원래 주식 시장이나 다름없다"는 말과 쓴웃음만 남겼다. 거래 당사자들이 바삐 움직일 동안 한편에선 회의론이 넘실댔다. 30억짜리 아파트를 그렇게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되겠느냐. 토허제를 푼 일부 당국자들의 생각 바탕이기도 했다.
시장을 향한 순진한 믿음은 종종 가볍게 배신당한다. 토허제 해제부터 재지정까지 39일간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량이 해제 전의 3.6배에 달한다(신고가 거래는 6.5배)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예상을 넘어선 수요자들의 욕망과 마침 시작된 금리 인하의 영향을 면밀히 살피지 못한 탓이다. 반면 토허제 확대 시행 후 2주간 강남3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거래 신고는 9건에 그쳤다.
급작스럽게 꺼냈다가 도로 집어넣은 카드 하나로 크게 출렁인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은 조기 대선 국면에도 큰 메시지를 준다. 정치적 유불리에 치중한 단기적 처방은 혼란만 가중시키기 십상이란 얘기다. 중개사의 말마따나 부동산 시장이 주식처럼 널뛸 수 있게 된 데는 과거와는 달라진 수요자들의 관점이 있다. 2020년대 들어 결혼·출산을 위한 아파트 '영끌' 매매는 당연지사가 됐고, 한 번 매매 파도에 올라탄 집주인들은 '갈아타기'를 위해 전전긍긍하는 시대가 열렸다. 부동산 시장에는 단순한 자산 증식 욕구뿐만 아니라 소위 '벼락거지' 공포심마저 작용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변수도 많다. 주거 불안정이 결혼과 출생률을 흔들고 지방의 악성 미분양이 심각한 데다 건설 경기마저 침체된 상태다. 가계대출 규모 관리,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혜택 설계, 초고령화 시대의 주거 안정화, 부동산 양극화 해소 같은 난제도 쌓여있다. 경우의 수가 복잡한 만큼 정치적 이념에만 기댄 부동산 정책은 예상대로 표를 움직이지 못할 공산이 크다.
비단 최근의 문제는 아니다. 국무총리 산하 공공기관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2021년 역대 정부(노무현~문재인 정부)의 땜질식 부동산 정책을 일갈하는 보고서를 냈다. 경제 상황보다 정치적 이념에 주택 정책이 영향을 받고, 이에 따라 개별적 정책 수단이 충돌되며 시장에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양산하기도 했다는 지적이다.
각 정당의 대선 공약에 부동산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갖는지는 차치하더라도, '전 정부 정책 뒤집기'에만 골몰하는 행태만큼은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 정확한 실태 조사와 장기적 전망을 기반으로 한 정책만이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방향성 제시에만 그치지 않는 구체적 실현 방안이 마련돼야 질서가 바로잡힐 것이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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