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적자 수렁' 빠지나
기후위기 등 구조적 요인 얽혀
손해율 악화 우려 목소리 나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구조적으로 고착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단기적으로 보험료 인하 충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기후변화와 인구 고령화 영향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익은 손익분기점을 초과해 전년 대비 5636억원 감소한 9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는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자동차보험 적자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수년째 이어진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정비공임 인상 때문이다. 자동차보험료 평균 인하율은 2022년 1.2%, 2023년 1.9%, 2024년 2.5%에 이어 올해는 0.8%다.
문제는 기후위기와 인구구조의 변화를 감안하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흐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후위기의 영향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 7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단순 평균 89.3%로 집계됐다. 1월(85.7%)에 비해 3.6%p, 전년동월(86.7%)과 비교하면 2.6%p 높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한파와 강설의 영향으로 자동차 사고와 긴급출동이 늘어나는 겨울철에 악화되지만 봄이 시작되는 2월부터는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낸다. 하지만 올해는 2월에도 폭설과 한파가 지속되면서 손해율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기후위기로 여름철 폭우와 침수 피해가 계속되고 있어 여름철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한파 및 폭설로 자동차 사고가 늘어나면서 손해율이 2월에도 올랐다"며 "기후위기로 자동차 사고 가능성이 올라가고, 이에 따른 긴급출동도 늘고 있는 만큼 자동차보험 손해율에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고령화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율은 2.3%였는데 60대와 70대가 각각 6.7%, 80대는 5.5%로 높았다.
또 지난해 운전면허 소지자 100명당 사고비중을 연령별로 보면 65세 이상이 0.9건으로 '초보운전'인 20세 이하(1.04건) 다음으로 높았다. 건강문제 또는 신체적 반응 속도 저하 등이 고령층 자동차 사건사고 증가로 연결되면서 손해율도 악화시키는 측면이 있다.
기후위기와 인구 고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험료 인상이 필수적이다. 다만 자동차보험이 의무보험인 데다 소비자물가지수 산정에 포함될 만큼 국민생활과 밀접해 금융당국의 간접적인 가격 통제를 받는다. 보험업계 자율로 자동차보험료를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효과의 누적, 정비공임 인상(2.7%) 등으로 올해도 손해율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자동제어장치 등 자동차 첨단안전기술 발전이나 교통안전 관련 문화·제도적 변화를 통해 자동차 손해율 개선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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