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흑자 줄여라…수입 늘릴 품목은? 미국 10대 수입품 살펴보니

미국의 상호관세가 무역적자 축소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상호관세 협상도 무역수지 개선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는 대미(對美) 수출을 줄이기보다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려 무역수지 균형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3월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는 134억달러 흑자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이 기간 대미 수출은 2% 줄었으나 수입 감소폭(-4.4%)이 더 크게 나타나면서 무역흑자 증가로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무역흑자는 경기에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최근 상황은 그렇지 않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상대국과의 무역적자 비중에 따라 상호관세율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주요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발표했는데 한국은 25%의 관세가 책정됐다. 이는 미국의 한국 무역적자액(660억달러)을 미국의 한국 수입액(1311억달러)으로 나눈 값(50.3%)의 절반이다.
미국은 상호관세 관련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미국의 무역적자폭이 상호관세의 기준이 된 만큼 상호관세 협상에서도 무역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관건이다.
무역흑자를 줄이려면 수출을 줄이거나 수입을 늘려야 한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의 특성상 수출 감소는 기업 실적 감소와 경기 위축으로 이어진다. 미국산 제품 중 국내 산업과 경제에 필요한 품목의 수입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품목은 에너지다.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면 대미 무역흑자를 줄일 수 있을뿐더러 중동으로 치우친 에너지 수급 경로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우리나라의 미국산 수입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 원유다. 지난해 142억달러를 수입했으며 전체 대미 수입액에서 약 20%의 비중을 차지했다. 액화석유가스(LPG)는 45억달러로 3번째로 많았고 천연가스는 31억달러로 6위를 차지했다. 미국산 에너지 수입액을 모두 합치면 전체 대미국 수입액의 30%를 넘는다.
실제 정부도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상황이다. 천연가스 수입뿐 아니라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2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품목은 반도체 장비다. 지난해 총 45억달러 어치를 수입했다. 반도체 수입 역시 33억달러로 5위를 차지했다. 반도체 중에서는 프로세서 등 시스템반도체의 수입이 22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항공기 및 부품의 수입은 4번째로 많은 43억달러를 기록했다. 항공기의 경우 대한항공이 미국의 보잉, GE와 327억달러 규모의 구매계약을 체결하기로 하면서 수입액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대항한공은 2033년까지 보잉 777-9 20대와 787-10 2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GE의 예비 엔진 8대 계약도 추진한다.
육류, 자동차, 곡실류도 지난해 각각 30억달러, 22억달러, 18억달러를 수입하며 10대 수입품목 안에 포함됐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통해 수입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만큼 수입규제 완화 등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규제를 완화한다 해도 국내 시장에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나 가격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판매량 확대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육류와 곡실류는 식량안보와 관련 있는 만큼 시장을 전면적으로 개방하긴 쉽지 않다. 육류 수입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미국산 소고기다. 지난해 총 22억달러 어치의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됐다. 현재 미국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을 금지하는 우리나라의 조치가 불공정 무역장벽에 해당한다며 전면 개방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미국과의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오는 8~9일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 정부 주요 인사를 면담할 예정이다.
정 본부장은 상호관세에 대한 미국측의 구체적인 입장과 향후 계획을 파악하고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미국측과 다양한 방식으로 긴밀히 소통을 지속하면서 국별관세를 비롯한 미국의 관세정책이 우리 업계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미 협의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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