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오용되는 지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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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최근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가 설립한 스튜디오 지브리 화풍을 모방한 이미지가 넘쳐나고 있다.
평화주의, 생태주의 등이 지브리 작품의 주요 주제이고, 감성적 화풍은 이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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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최근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가 설립한 스튜디오 지브리 화풍을 모방한 이미지가 넘쳐나고 있다. 오픈AI가 3월 25일 출시한 '챗GPT-4o'에 탑재된 이미지 생성 기능을 활용해 사용자들이 프로필 사진을 지브리 화풍으로 바꾸는 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탓이다. 출시 첫 주 1억3,0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7억 개 이상의 이미지를 생성했고, 같은 기간 챗GPT의 유료 구독자는 450만 명가량 늘었다.
□ 미야자키 감독으로 대표되는 지브리 작품은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4050세대는 TV에서 '빨간 머리 앤' '미래소년 코난' 등을 보며 자랐고, 극장에서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등을 즐겼다. 2002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작품상을 받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전 세계에 일본 애니메이션 붐을 일으켰다. 자연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인물을 정감 있게 그리는 지브리 화풍은 많은 이에게 추억을 공유하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 미야자키 감독은 2016년 NHK 다큐멘터리에서 그림에 사용되는 AI 기술에 대해 "생명에 대한 모독"이라며 인간의 창의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최근 AI가 생성한 지브리 화풍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 일각에서 저작권 침해, AI 학습에 활용되는 개인정보 보호 등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는 배경이다.
□ 미국 백악관과 이스라엘군은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에서 정책 홍보에 지브리 화풍을 활용하고 있다. 백악관은 마약 밀매 혐의로 체포된 불법 여성 이민자가 울고 있는 그림을, 이스라엘군은 무기를 든 군인 그림을 올렸다. 평화주의, 생태주의 등이 지브리 작품의 주요 주제이고, 감성적 화풍은 이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어준다. AI가 모방한 지브리 화풍이 트럼프의 강력한 반이민정책과 이스라엘군의 민간인 대량학살 미화에 오용되는 것은 일종의 역설이다. 인간의 감성을 자극한 지브리 열풍 이면에 급변하는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냉철한 질문이 담겨 있다.
김회경 논설위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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