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 하트, 그리고 LG의 이 선수인가… “15승 기대한다” 허풍 아니었다, 진짜가 나타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염경엽 LG 감독은 치밀한 계산으로 유명하다. 주간 단위, 월간 단위 목표를 잡고 그 목표를 위해 어떻게 전력을 배치해야 하는지 철저하게 연구한다. 대개 그 연구의 기반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시작한다. 낙관보다는 조금은 냉정하게 앞을 바라보는 편이다.
외국인 선수들 영입 때도 기대감과 동시에 KBO리그에서 성공하려면 무엇을 더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빠짐없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런 보수적인 염경엽 감독이 “15승을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 선수가 있다. 염 감독의 오랜 감독 경력에서 이 정도 확신을 주는 외국인은 정말 오래간만이다. 올해 LG의 새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우완 요니 치리노스(32)가 그 주인공이다.
일단 이력서가 확실하다. 2018년 탬파베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치리노스는 빅리그 통산 6시즌 동안 75경기(선발 44경기)에 나가 20승17패 평균자책점 4.22라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상당수 경기를 선발로 뛰었고, 탬파베이 소속이었던 2019년에는 26경기(선발 18경기)에서 9승5패 평균자책점 3.85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마이애미 소속으로 뛴 현역 빅리거다.
염 감독은 단순히 이런 경력뿐만 아니라 치리노스가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여러 요건을 두루 갖췄다고 평가한다. 기본적으로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데다, 여기에 싱커의 움직임이 굉장히 날카롭다. 그리고 확실한 결정구가 있다. KBO리그에서는 떨어지는 변화구의 수요가 많은 편인데, 치리노스는 스플리터를 잘 던지는 투수다. 완성도도 높다. 염 감독이 선호하는 유형의 투수다.

그런 치리노스는 시즌 초반 순항하고 있다. 기대에 걸맞은 피칭을 해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치리노스는 KBO리그에서 시즌 세 경기에 등판해 19이닝을 던지면서 2승 평균자책점 2.37의 안정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피안타율은 0.203,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1.00으로 좋다. 세 번의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압도적인 맛, 안정적인 맛을 모두 갖췄다. 경기 운영도, 스태미너도 좋다. 합격점이다.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는 7이닝 동안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 역투로 팀의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이날 치리노스는 최고 구속 153.7㎞의 강력한 싱커를 앞세워 차분하게 카운트를 잡았고, 2S 상황에서는 빠른 공과 스플리터를 적절하게 섞으면서 KIA 강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패스트볼처럼 들어오다 마지막 순간 뚝 떨어지는 140㎞ 안팎의 스플리터가 예술이었다. 낙차도, 터널링도 좋았다. KIA 타자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투구를 했다.
치리노스는 경기 후 “KIA가 좋은 팀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오늘 경기에 좀 더 집중하려고 했다. 어제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됐기 때문에 과정에서 좀 더 멘탈적인 준비도 노력하려고 했다”면서 “이제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는 한 타자 한 타자, 그리고 한 이닝 한 이닝 던져가면서 조금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자 했다. 내가가 즐겨 하는 공격적인 피칭으로 빠르게 타자들을 아웃시키려고 하고 했는데 그런 노력하고 준비했던 과정이 오늘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런 치리노스를 벌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올해 KBO리그에 새로 온 투수들의 수준이 근래 들어 가장 높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온 선수들도 있고, 이들의 나이도 많은 편이 아니다”면서 “에릭 페디, 카일 하트 등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성공 사례들도 있기 때문에 이들이 자신들의 약점을 어떻게 보완하고 수정해나가는지 앞으로 많은 관심이 몰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치리노스는 이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선수 중 하나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치리노스 또한 아직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할 수 있는 나이다. 페디나 하트가 그랬듯이, 자신이 갈고 닦은 기량을 안정적인 선발 등판의 기회 속에 실험하고 펼쳐 보이려는 의지를 가지고 한국에 왔다. 그 과정이 순조롭다면 페디나 하트처럼 다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는 선수가 될 수 있다. 치리노스는 지난해 빅리그 6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올해는 많은 표본을 쌓을 수 있다.
치리노스는 “일단 15승이라는 목표 수치가 있긴 하지만 내가 시즌을 치르면서 그런 숫자를 생각하면서 마운드에 올라가고 있지는 않다”고 웃으면서 “한 게임 한 게임 올라가서 항상 좋은 결과를 얻어내려고 한다. 나쁜 결과가 있든 좋은 결과가 있든 내가 할 수 있는 투구 내용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치리노스가 LG의 질주를 이끈다면 팀도 좋고, 자신도 좋은 이상적인 윈인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日 국민배우' 타케나카 나오토, '모범택시3' 뜬다…韓드라마 15년만 출연 - SPOTV NEWS
- "회사 뒤집혀" 전현무·보아, 혼돈의 취중 라방 '급종료 엔딩'[종합] - SPOTV NEWS
- 최여진, ♥돌싱 남편과 육탄전까지…결혼식 전인데 "다시 생각해, 마지막 기회"('동상이몽2') - SPO
- [단독]'신흥 핫 게이' 김똘똘, 홍석천도 넘을까…유튜브 단독 MC 꿰찼다 - SPOTV NEWS
- 이동욱, 尹 파면 직후 "이제야 봄이네, 겨울이 너무 길었다" - SPOTV NEWS
- 고개 숙인 '상주' 노엘, 父 마지막 길 배웅…故장제원 오늘(4일) 발인 - SPOTV NEWS
- 이승기, 정산금 소송 승소…法 "후크엔터, 5억 8700만원 지급하라" - SPOTV NEWS
- '아빠' 정우성, 혼외자 인정 후 中서 첫 포착…"이정재와 동반 미팅" - SPOTV NEWS
- 뉴진스, 父母도 균열 생겼나…일부 전속계약 해지 반대 정황 나왔다 - SPOTV NEWS
- '음주운전 3번' 길, 유튜버로 새 출발 "기생할 것" - SPOTV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