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원년 멤버 박성광, 직접 밝힌 '후배들의 열정' [인터뷰]

우다빈 2025. 4.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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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3년 만에 부활한 '개그콘서트', 시청률 3% 진입
신선한 코너와 신인 코미디언들 활약 눈길
'최고참' 박성광이 밝힌 후배들의 열정
신구세대의 조화, 어떻게 이뤄졌나
지난달 16일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는 일요일 오후 9시 20분으로 편성 이동됐다. 유튜브 영상 캡처

"3%도 귀하다." 종영 3년 만에 부활한 '개그콘서트'가 종영 전후의 시청률 2%의 늪을 드디어 벗어났다. 2010년 침체기를 극복하지 못했던 '개그콘서트'에겐 의미 있는 시청률 상승이다. '코미디 빅리그' 폐지 이후 국내 유일한 TV코미디 쇼가 된 '개그콘서트'는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사회 문제 녹인 코너와 기성 코미디언들의 복귀, 그리고 34기 코미디언 발탁으로 적절히 신구조화를 이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김영희 박성광 등 기존 코미디언들이 중심을 이루고 후배들이 든든하게 뒤를 밀면서 시청률 5%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16일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는 일요일 오후 9시 20분으로 편성 이동됐다. 오랜만에 오후 9시, 황금 프라임 시간대를 차지하며 '개콘'의 전성기가 곧 돌아올 것임을 예감케 했다. 편성의 효과가 통한 걸까.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3%대로 상승했다. 이는 2%대에 머물던 '개콘'에게 11개월 만에 들린 희소식이다.

'개콘'은 1999년 9월 4일 처음 방송돼 수많은 스타들과 유행어를 배출했다. 그러나 침체기가 지속되면서는 2020년 6월 26일 1,050회를 마지막으로 약 3년 동안 방송이 중단됐다가 2023년 돌아왔다. 이후 '개콘'은 혁신에 방점을 찍으면서 신인 코미디언 양성에도 힘을 썼다. '아는 노래'나 '데프콘 어때요' 등 인기 코너에서 활약하는 코미디언들은 여러 기수가 골고루 분배돼 있다. 신윤승(27기)·송필근(28기)·조수연(28기)·나현영(33기) 등 빛나는 보석들이 선배들의 길을 걷고 있다. 코너들도 각자의 색채를 발휘하고 있다. '가을씨의 하루'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젊은 여성의 일상을 유쾌하게 그려내면서 시청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이토록 친절한 연애'는 박성광과 송중근의 리드 하에 여러 신인들이 박성광의 전 연인으로 등장, 자신의 역량을 뽐내고 있다.

원년 멤버들 중 가장 최고참을 맡고 있는 박성광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개콘'을 이끄는 소감을 전했다. KBS 22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2007년 데뷔한 박성광은 여러 인기 코너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개그콘서트' 전성기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지난해 2월 25일 박성광은 종영 4년 만에 '개콘' 무대로 돌아왔다. 그는 오직 무대에 대한 그리움으로 복귀를 택했다.

박성광은 "'개그콘서트'에 대한 책임감으로 처음 시작한 건 아니었다. 무대가 그리워서 한 번 서 봤더니 너무 좋았다. 또 하다 보니까 후배들이 열심히 하는 게 보이더라. 그러다 보니까 '개콘'이 잘 되기 위해서는 신인이 잘 돼야 한다. 솔직히 저는 뭐 여기서 뭘 더 얻겠냐. 제가 선배들에게 받았던 사랑을 돌려줄 수 있는 방법은 이거라고 생각한다. 후배 입장에서 선배들이 그런 얘기하면 '입에 바른 소리 하네'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그런 마음이 생기더라"라면서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후배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과거 모습을 떠올리기도 한다며 후배들, 더 나아가 '개콘'의 성공까지 기대하게 된다는 소망을 들을 수 있었다. 이어 "옛날에는 내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있었는데 지금은 이 프로그램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훨씬 더 크다. 한 번 더 없어져 보고 나니까 더 그런 것 같다. 후배들은 이 마음을 알까. '개콘'이 요즘 같은 시기에 더욱더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온 가족이 같이 좀 얘기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요즘에 많이 없다"라면서 '개콘'의 존재 의미를 되새겼다.

하지만 선배로서 '개콘'을 이끄는 역할은 많은 부담감을 야기한다. 박성광은 "각자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야 그게 잘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그림은 PD한테 맡기고 제가 하는 코너 안에서의 책임을 지고자 한다"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2023년 11월 '개콘'이 부활하면서 33기, 34기 후배들이 각 코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성광은 "후배들의 연기를 보면 어떻게 연습을 했는지, 열심히 하는 노력들이 다 보인다"라면서 34기의 황혜선, 33기의 나현영을 언급하며 5년 만에 들어온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성광은 "황혜선이 에너지와 기운이 굉장히 좋다. 연습이나 회의에 임하는 태도도 너무 성실하다. 호흡을 가르쳐주면 흡수를 너무 잘한다. 잘 못하면 계속 물어보더라. 무대에서 같이 서보면 안다. 기운과 기세에도 안 밀린다. 같이 연기하는 사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운과 아우라를 느낀다. 33기에서도 똑같이 느꼈던 애가 나현영이다. 무대에서 연기를 '같이'하고 있다는 느낌이 확 난다"라고 칭찬했다.

더불어 "요즘 후배들을 보면 '나 때도 저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유롭게, 제약 없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예전엔 강압적인 분위기가 있었는데.(웃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편하게 선배한테 조언도 구한다. 저는 유대감을 만들기 위해 후배들에게 장난을 많이 친다. 저 자체가 권위적인 사람이 아니다. 먼저 다가가서 장난도 치고 잘 받아주는 편이다. 서로가 똑같은 걸로 공감하고 똑같은 주제로 웃고 나면 되게 친해질 수밖에 없다. 정확하게 저랑 20살 차이 나는 애들도 있다"라고 떠올렸다.

이처럼 후배들은 박성광을 비롯한 선배들에게 적극적으로 의지하고 성장하는 중이다. 아직 노하우나 기술이 부족한 면은 선배들의 지지와 응원 속에서 채워나가는 중이다. 박성광은 '개콘' 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신윤승과 조수연을 언급하면서 "기특하다. 좋은 길을 만들어 나가는 후배들이다. '개콘' 전성기 때 신인이었던 친구들이 엑스트라에서 지금은 메인이 됐고 사랑을 받고 있다. 잘될 애들이었다"라고 감탄했다.

최근 안영미 유세윤 등 전성기를 이끌던 이들도 '개콘'에 등장, 반가운 얼굴을 내비쳤다. 이에 박성광은 "장도연이나 22기 동기들이 ('개콘'에) 나가고 싶다고 한다. 무대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나도 오랜만에 무대에 올라갔을 때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올라오면 진짜 울컥한다. KBS 녹화장에 1,300명이 들어오는데 다 같이 한 번에 웃는 순간 스튜디오가 흔들리는 느낌이 있다. 박수와 사람들 웃음소리가 한 번에 터지는 순간의 카타르시스가 있다. 웃음이 터지면서 심장을 딱 때리고 도파민이 터진다. 아마 동기들은 그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어 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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