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아이유 "철 든 줄 알았는데 아냐, 잘 사는 삶 고민"[인터뷰]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제 나이에 비해 어린 얼굴, 자그마한 체구. 아이유(이지은)을 보면 늘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이 에너지는 대체 어디서 나올까’.
빤한 표현이지만 아이유의 에너지는 그 만큼 파장이 크다. 나무가 나이테를 만들며 단단해지듯 그의 그릇은 하나의 앨범, 하나의 작품을 남길 때 마다 깊어지고 커져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 연출 김원석)를 마친 아이유는 오랜만에 만난 취재진 앞에서 “행복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이 작품을 인생작으로 꼽는 이들이 많은 요즘이니 행복에 겨울 법하다.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접한 아이유는 실감한다. ‘내가 정말 큰 판에서 놀았구나’라는 사실을.
아이유가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한 말은 "행복하다.", "감사하다", "죄송하다" 순이었다. 단순하지만 그가 '폭싹 속았수다'를 만나면서 느낀 많은 감정들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내가 나라서 이 작품이 온 게 감사한데, 내가 나라서 오는 한계 때문에 미안해요. 어쩔 수 없이 나여서 있는 한계가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작품에 누가 됐을까 미안한 마음이었어요. 그 정도로 좋은 드라마였고, 그래서 죄송한거죠. 작가님에게도 문자를 보냈는데 9할이 감사하다, 1할이 죄송하다는 말이었어요.”


베일에 싸인 임상춘 작가의 대본은 놀라운 것이었다. 단순히 배우의 말과 동선만 적혀있는 게 아니라 대사 안에 담긴 감정, 주변의 사물, 날씨 등이 쓰여 있다. 이미 모든 것이 대본에 담겨 있었다.
“대본에 완벽하게 모든 게 담겨있어서, 한 장, 한 장 소화하기에 바빴어요. 많은 분들이 애드립 대사가 있냐고 물으시는데 그런 틈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짜여진 대본이에요. 그런데 학씨 아저씨, 최대훈 배우는 그 학씨~를 정말 수많은 버전으로 준비해 오셨더라고요. 최대훈 배우가 캐스팅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딱이 다 생각했어요.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애드립을 하신 분인데 그게 또 기막히게 잘 어울렸어요.”
‘폭싹 속았수다’는 6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애순(아이유, 문소리)과 관식(박보검, 박해준)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다.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의 희노애락을 애순과 관식, 그들의 맏딸 금영(아이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두 세대의 일대기가 제주 바다를 배경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아이유는 드라마를 만나는 동안 부모님의 청춘을 상상해 봤다고 한다. 한 때 싱그러웠을 제 부모의 젊음을 생각해 보지 않는 것은 작품을 하는 배우로서 죄를 짓는 일 같았다고 했다. 가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었다. 툭하면 부모에게 ‘진짜 짜증나’라고 말하는 금영이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고 했다.
“금영이가 가장 많이 한 대사가 ‘진짜 짜증나’인데 저도 부모님에게 그렇거든요. 얼마 전 몸이 안 좋은 아빠가 집을 치워주고 가셨는데 나도 모르게 그 말이 나오는거예요. 사실 ‘짜증나’는 ‘몸도 안 좋은데 자식 챙기느라 고맙고 미안해요.’라는 말이잖아요. 왜 자식들은 그게 목구멍 밖으로 안 나오는 걸까요. 전 제가 철이 든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 작품을 하며 알았어요. 아직도 철이 덜 들었다는 걸.”


아이유는 ‘폭싹 속았수다’라는 이 드라마의 제목이자, 메시지를 입 밖으로 전달한 건 애순이 아닌 금영이라며 ‘ 어떻게든 살아진다’, ‘그래도 살아진다’는 따듯한 위로가 사람들 마음에 와닿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어떤 삶이 잘 산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였다. 많이 가진 삶, 많은 것을 이룬 삶,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삶이 잘 산 인생일까 생각했다. 그것만이 전부는 아닌 것 같다는 그다.
30대를 살아가는 아이유는 자신의 20대를 어떻게 회고할까. 잘 살았다고 자평할 수 있을까. 이른 나이 데뷔해 큰 성공을 거둔 아이유의 입에서 나온 얘기가 의미심장해 물었다. 인간 이지은의 삶에 대해.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어요. 20대의 저를 돌아보면 일 중독자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생산적인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스스로 합리화했는데 사실 일만했죠. 다행히 많은 분들이 '쟤는 참 성실하구나'라고 봐주시는 것 같아요. 다만 '내가 그 때 조금 더 나를 돌아보고 점검했다면 더 나은 가사를 썼겠구나, 더 나은 연기가 나왔겠구나'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결국은 이것도 일로 이어지네요. 물론 일만하며 플레이어로 사는 것이 진짜로 좋은 것인가, 생각하는 부분은 있어요."
아이유가 제 삶을 시로 쓴다면 제목은 무엇이 될까. 애순이의 '폭싹 속았수다'처럼 말이다.
처음 받는 질문이라며 잠시 생각에 빠진 그는 "다시 연필을 깍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을 다듬고, 가사를 쓰고, 연기를 하고 싶은 의지가 담겼다. "뭉툭해진 연필을 깎고 그 연필로 뭘 써내려갈지 마음을 가다듬을 것 같아요. 재정비를 하는거죠."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美 가면 과감한 제니, 중요 부위 노출에 긴장한 무대
- 中 돌아간 주결경, 또 열애설…이번엔 큐브 연습생 출신 '한밤중 포착' [이슈&톡]
- 韓 연예계서 퇴출된 박유천, 日서 밝은 근황 [이슈&톡]
- "말투 마음에 들지 않다며 비참하게 때려" 양익준 폭행 피해자 토로
- 빅뱅 탑 합류하나? 최승현, 프로필에 'TOP' 다시 추가 '복귀설 활활'
- 적수 없는 '좀비딸', 70만 관객 돌파 [박스오피스]
- ‘여수 K-메가아일랜드’ 진욱→박지현 트로트 가수 총 출동, 여수 수놓은 최고의 무대 선사 [종
- BTS→엔하이픈, 극성팬 무질서에 몸살 "공항 질서 지켜달라" [이슈&톡]
- "우리의 뜻" 아이브 장원영, 시축룩도 화제의 아이콘 [이슈&톡]
- 스트레이 키즈→몬스타엑스, 보이그룹 '서머킹' 쟁탈전 [가요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