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57] 베토벤의 ‘에로이카’

비틀스가 1960년대의 지구촌을 뒤집어 버렸을 때 클래식 음악계의 거물들은 애써 침묵했다. 다만 뉴욕 필하모닉의 지휘자이자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은 달랐다. 그는 비틀스를 슈만의 창의성에 빗대며 음악사의 권력이 하층 계급 젊은이들이 주도한 록 음악으로 넘어갔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꼭 220년 전인 1805년 4월 7일 베토벤은 빈의 안데어빈 극장에서 교향곡 3번을 공개 초연한다. 당시로서는 복잡하고 난해하며 긴 이 교향곡의 부제는 ‘에로이카(Eroica)’. 이탈리아어로 ‘영웅’이라는 말이다. 많은 이가 알고 있듯이 본래 이 작품 초고의 부제는 나폴레옹의 성(姓) ‘보나파르트’였다.
혁명 이후의 혼란을 잠재우며 ‘브뤼메르 18일의 쿠데타’를 통해 제1통령으로 올라선 나폴레옹은 이 작품이 완성된 1804년 황제로 등극한다. 강력한 권력을 원했던 프랑스 국민은 나폴레옹의 황제 즉위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서 352만여 표 대 2500여 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그를 지지했다. 하지만 공화주의자였던 베토벤은 혐오를 숨기지 않고 그의 초고 표지 위의 ‘보나파르트’ 부분을 북북 긁어 지워버리고 만다.
1950년대 로큰롤 음악의 위대한 공헌자인 미주리주 출신 흑인 기타리스트 척 베리는 여동생이 치는 베토벤 음악을 들으며 이 곡을 썼다. 그리고 세상의 음악은 바뀌었다. “나는 뜨겁게 타오르고/ 주크박스는 과열로 터질 지경이지/ 내 심장은 리듬을 타고/ 내 영혼은 계속 블루스를 불러/ 베토벤은 저리 치워/ 그리고 차이콥스키에게도 이 소식을 전해줘 (You know my temperature’s risin'/And the jukebox’s blows a fuse/My heart’s beatin' rhythm/And my soul keeps singing the blues/Roll over Beethoven/And tell Tchaikovsky the news).” 비틀스는 1963년 2집 앨범 ‘With the Beatles’에서 그들을 있게 해 준 척 베리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 곡을 자기들 스타일로 커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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