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경주 핵폐기물 지원금 750억, 3년 만에 쓴다

김정혜 2025. 4. 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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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와 경주 월성원자력발전 인근 주민들이 월성원전의 사용 후 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인 '맥스터'를 추가 설치하는 대가로 받는 지원금 750억 원을 3년 만에 사용하게 됐다.

6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경주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관련 협의기구(월성협의기구)'는 지난달 26일 맥스터 증설 지원금 1,115억 원 중 경주시와 월성원전 인근 지역에 배분되는 750억 원을 사용하는 데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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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한수원 1115억 지원 약속
경주 3개 읍·면 갈등에 사용 못 해
경주시에 배정된 280억도 못 써
市, "APEC 정상회의 준비에 투입"
경주 월성원전 맥스터 시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북 경주시와 경주 월성원자력발전 인근 주민들이 월성원전의 사용 후 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인 ‘맥스터’를 추가 설치하는 대가로 받는 지원금 750억 원을 3년 만에 사용하게 됐다.

6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경주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관련 협의기구(월성협의기구)’는 지난달 26일 맥스터 증설 지원금 1,115억 원 중 경주시와 월성원전 인근 지역에 배분되는 750억 원을 사용하는 데 합의했다. 월성협의기구는 한수원과 경주시, 원전 인근 3개 읍·면(경주 양남·문무대왕면·감포읍) 주민 대표로 구성된 기구다. 2022년 1월 11일 경주시청에서 한수원이 시와 3개 읍·면에 1,115억 원 중 750억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지역발전 상생협력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3개 읍·면 주민 대표 간 의견 차로 3년 넘게 이 돈을 사용하지 못했다.

한수원이 약속한 맥스터 증설 지원금은 총 1,115억 원이다. 이 가운데 365억 원은 경주시와 3개 읍·면 주민들이 함께 혜택을 누리는 공동협력사업 비용으로 책정됐다. 나머지 750억 원은 원전 인근 3개 읍·면과 경주시가 6 대 4의 비율로 각각 470억 원과 280억 원을 나눠 갖기로 했다.

문제는 이들 3개 읍·면 주민 대표들이 470억 원의 배분 방안에 갈등을 빚으면서 발생했다. 월성협의기구 정관에는 15명 모든 위원이 만장일치로 합의해야 사용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이 때문에 3개 읍·면은 물론 경주시도 280억 원을 쓸 수 없었다.

3개 읍·면 주민들은 470억 원 중 420억 원을 우선 지역마다 140억 원씩 각각 쓰고, 나머지 50억 원은 차후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배분 기준을 확정하기로 했다. 3개 읍·면이 140억 원씩 받게 될 지원금은 마을 발전에 필요한 사업에 투입된다. 경주시 양남면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원전과 가까운 지역이 더 많이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았다”며 “이러다 돈을 영영 쓰지 못할 것 같아 우선 420억 원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지원금 280억 원을 10월 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21개국 최정상들이 경주에 모이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관련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경주시 원전정책과 관계자는 “지역 현안사업에 적극 투입할 예정”이라며 “야간 경관 개선과 문화·관광 홍보나 행사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맥스터는 원자로에서 타고 남은 핵연료를 원전 내 지상 콘크리트 구조물에 저장해 방사선을 차단하고 공기 중에서 서서히 냉각시키는 건식저장시설의 건설 공법이다. 경주 월성원전은 1992년부터 캐니스터 방식의 건식저장시설을 운영해 오다 2016년 4월부터 맥스터 방식의 건식저장시설 7기를 운영했다. 그러나 이마저 포화상태에 놓여 2022년 3월 경주시, 원전 인근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맥스터 7기를 증설했다.

경주=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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