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아끼고 해외서 플렉스”…여행족들 국내서 지갑 닫는 이유는
국내는 먹거리↑ 물가·살거리↓
비싼 해외서 오히려 ‘가성비’ 만족

최근 컨슈머인사이트는 ‘국내·해외여행의 만족·불만족 원인 탐색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는 먹거리와 교통편 등에서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었지만, 물가가 비싸고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평을 얻었다. 반면 해외는 콘텐츠는 풍성하지만 언어 문제와 위생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이 조사는 2년 내 국내·해외 여행을 모두 경험한 여행자 100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진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콘텐츠 6개 요소(놀거리,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 쉴거리, 할거리)와 인프라 7개 요소(교통편의성, 물가, 상도의, 청결·위생, 안전·치안, 편의시설, 현지인·소통) 등 총 13개 요소를 평가했다.
최근 여행에서 기대·우려했던 것과 만족·불만족했던 요소를 것을 각각 3순위까지 작성해 국내·해외여행의 차이가 5%p 이상 벌어지는 요소를 다뤘다.
수치가 클 수록 국내와 해외 사이에 경쟁력 차이가 크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국내여행에서 가장 큰 불만요인으로 지목된 ‘물가’는 해외에서 불만을 경험한 정도보다 22%p 높게 지목됐다는 말이다. 현격한 차이다.
반면 국내여행의 만족 요소는 ‘먹거리(13%p)’ ‘쉴거리(10%p)’ ‘교통(10%p)’ 등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국내여행은 해외에 비해 음식이 입맛에 맞고(익숙한 음식), 숙박과 교통이 편하다. 하지만 물가가 높고 상도의에 어긋나며(바가지를 씌운다), 살 만한 기념품이 없다.
눈길을 끄는 점은 ‘불만’ 요소가 그대로 ‘우려’ 요소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국내여행을 가서 비싼 물가에도 놀거리가 마땅치 않았다는 불만이 ‘다음에도 이럴 것’이라는 우려로 자리잡는다. 다음 국내여행에서도 이 불만이 씻기지 않으면 더 큰 불만으로 자리잡는 악순환이다.

살 만한 기념품이나 쇼핑 아이템이 많고, 심지어 저렴하다(최소한 가성비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외국인 만큼 소통이 불편하고, 안전이나 위생이 쾌적하지 않다는 뜻이다.
국내여행과 해외여행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 국내처럼 해외도 불만 요소가 다음 여행지 선택의 우려 요소로 연결되는 점도 같다.
하지만 “소통·청결·위생이 불만이자 우려 요소이긴 해도, 낯선 환경이라면 여행이 아닌 상황에서도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심리적 스트레스”라는 점이 다르다고 컨슈머인사이트는 지적했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국내보다 불만이나 우려가 큰 요소가 하나도 없다는 점도 뼈아프다.
컨슈머인사이트는 “해외여행 1일 비용으로 국내여행 2박3일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 ‘국내는 비싸다’고 인식하고, 실제로는 2배 이상을 지출하면서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 여행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빈약한 콘텐츠와 턱없이 낮은 가성비가 겹치면서, 실제로는 해외가 국내보다 비싸면서도 저렴하다는 인식이 퍼졌고, 해외여행을 여러번 반복하는 문화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따금 먹거리가 논란에 오르내리는 것은 여행지의 ‘물가’와 ‘상도의’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과도한 가격에 바가지를 쓰는 경험을 하는 일이 소셜미디어나 언론으로 퍼져서다. 제 아무리 음식이 맛있어봤자 ‘호갱 취급 당한다’는 인식이 퍼지면 나쁜 편견이 생기기 마련이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싸면서도 매력적인 먹거리를 즐기고, 추억을 담고 이야깃거리를 만들 수 있다면 훌륭한 여행상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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