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계약서 찢어 버렸는데, 땅을 치고 후회할까… 이 선수의 미래는 어찌될까

김태우 기자 2025. 4. 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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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계약했으나 신체검사 과정에서 계약이 파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토마스 해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외국인 투수의 부상 및 부진으로 순위 싸움에서 탄력을 받지 못한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선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28승 경력의 좌완 콜 어빈,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무대를 모두 경험한 우완 토마스 해치(31)를 영입해 강력한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토론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해치는 2023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통산 39경기(선발 6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4.96을 기록한 투수다. 제구가 아주 좋은 투수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최고 150㎞대 중·후반대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다. KBO리그에서는 힘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유형이었다.

사실 두산만 눈여겨본 선수도 아니었다. 2022년과 2023년 당시에는 KBO리그의 여러 구단들이 해치에 관심을 보였다. 메이저리그에 정착할 성적은 아닌데, KBO리그에서는 통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치가 KBO리그 구단들의 제안에 응하지 않았고, 2024년 시즌을 앞두고는 같은 장점을 본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가 해치를 채가면서 구단들의 뜻은 이뤄지지 않았다.

▲ 해치는 두산과 계약이 파기된 뒤 캔자스시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고, 트리플A 첫 등판을 무난하게 마무리했다. 피츠버그 소속 시절의 토마스 해치

이런 해치를 영입했으니 두산으로서는 쾌재를 부를 만했다.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등 100만 달러를 전액 보장했지만 확률 높은 도박으로 봤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해치는 KBO리그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중간에 계약이 파기됐기 때문이다. 계약에 합의한 뒤 신체검사를 진행했는데 문제가 발견됐다. 지금 당장 공을 못 던질 정도의 부상은 아니었지만 두산의 기준을 채우지 못했다.

‘불안하다’는 의견과 ‘문제 없다’는 의견이 맞섰다. 하지만 두산은 위험부담을 감수하기 싫었다. 가뜩이나 지난해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으로 머리가 아팠던 두산이다. 건강한 투수를 원했다. 결국 계약이 해지됐고, 해치는 새 소속팀을 찾아야 했다. 결국 캔자스시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미국 무대 복귀 도전을 선택했다.

해치는 현재 캔자스시티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오마하에서 뛰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며 예비 자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 해치는 지난 4일(한국시간) 루이빌 배츠(신시내티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괜찮았다. 5이닝 동안 73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두산이 걱정했던 부상은 없었다. 스프링트레이닝을 정상적으로 소화했고, 이날 등판도 정상이었다. 5이닝 70구 정도는 던지는 데 문제가 없음을 드러냈다. 경기 내용도 좋았다. 구속도 나쁘지 않았다. 이날 해치의 포심패스트볼과 싱커 최고 구속은 시속 94.4마일(약 151.8㎞)이 나왔고, 평균은 93.1마일(149.8㎞)이었다. 여기에 커터와 체인지업을 섞었다. 포심의 평균 회전 수가 무려 2499회가 나왔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권의 수치다. 익히 알려진 대로 수직무브먼트 또한 출중했다.

▲ 두산은 해치가 한 시즌을 버티기에는 몸에 불안 요소가 있다고 봤고, 해치는 이제 그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사진은 토론토 시절의 토마스 해치

해치는 메이저리그 데뷔 초창기 불펜에서는 평균 95마일(152.9㎞) 수준의 포심을 던졌던 선수다. 이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선발로 나가서는 아무래도 구속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20구를 전력으로 던지는 불펜과 80구 이상을 생각해야 하는 선발은 다르다. 여기까지만 해도 두산이 조금은 후회할 수도 있다. 일본에서도 주목했을 정도로 KBO리그에서는 에이스급 스터프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첫 등판 구속이라면 KBO리그에서도 수준급이다. 날이 따뜻해지고 몸이 풀리면 구속은 조금 더 올라올 수 있다.

다만 이 선택의 결과는 시즌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 해치는 한 시즌을 선발로 돌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에서도 1군 22이닝, 2군 72⅓이닝 투구에 그쳤다. 합쳐도 100이닝이 안 됐다. KBO리그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최소 150이닝 이상을 기대한다. 신체검사에서 계약이 파기됐다는 것은 분명 어떤 중대한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KBO리그 구단들도 바보는 아니다. 두산으로서는 한 시즌을 버틸 만한 몸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해치가 선발로 한 시즌을 버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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