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아, 반달곰아. 보금자리 할퀸 산불에 괜찮니 [고은경의 반려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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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에 불어닥친 대형 산불은 동물에게도 전례 없는 피해를 남겼다.
사람과 함께 대피소에 가지 못한 개와 고양이들의 피해 사례가 속출했고, 동물단체들은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와 치료에 전념했다.
하지만 가장 피해를 입었음에도 추정조차 되지 않는 건 산을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야생동물이다.
현장을 다녀온 정인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은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은 산양과 반달곰의 활동 영역이 확인된 곳으로 이들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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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에 불어닥친 대형 산불은 동물에게도 전례 없는 피해를 남겼다. 사람과 함께 대피소에 가지 못한 개와 고양이들의 피해 사례가 속출했고, 동물단체들은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와 치료에 전념했다. 너무 다급한 나머지 보호자가 미처 개 목줄을 풀어주지 못한 경우도 상당수였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재난 대책은 없었다. 2019년 강원 고성 산불 당시 동물에 대한 재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6년이 흘렀어도 바뀐 건 없었다.
'사람이 먼저'를 부인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다만 동물을 위한 대피 체계를 마련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동물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구조는 이뤄지고 있지만 다른 동물들의 상황은 어떨까. 이번 산불로 가축 20만 여마리가 죽었다고 한다. 가축 피해가 그나마 추산되는 건 농민들의 피해를 보상하고 지원하기 위함이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3116540002927)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2415340001666)
하지만 가장 피해를 입었음에도 추정조차 되지 않는 건 산을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는 야생동물이다. 초속 20m를 넘는 강풍에 건조한 날씨까지 겹치면서 순식간에 확산된 산불을 야생동물들이 제대로 피할 수 있었을까. 더욱이 목숨은 건졌다고 해도 살 곳이 사라져버린 것 아닌가.


더욱이 피해가 큰 경북 청송군 주왕산 국립공원에는 멸종위기종 산양이, 경남 산청군 시천면 구곡산 일대 지리산 국립공원에는 멸종위기종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다. 지리산 국립공원에는 반달곰 80여 마리가 살고 있는데 아직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곰들이 피해를 입을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현장을 다녀온 정인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은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은 산양과 반달곰의 활동 영역이 확인된 곳으로 이들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환경부에 야생동물과 멸종위기종의 피해 접수 현황과 추후 조사계획을 물었다. 아직까지 산양과 반달곰 관련 피해가 접수된 건 없다고 했다. 또 주왕산 국립공원의 경우 출입 제한이 풀리면 산불 이전부터 계획해왔던 산양 모니터링을 실시해 피해 현황을 파악할 예정이며 별도로 멸종위기종 피해 모니터링이 필요한지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야생동물 역시 매월 실시하는 전국 야생동물실태조사를 통해 산불 전후 상황을 비교하고, 필요시 조사 지점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20년간(2003~2022년) 전체 국립공원 내 산불 피해 면적은 총 111.8㏊인 반면 이번 산불로 인한 주왕산·지리산 국립공원 피해 면적은 2,480㏊에 달한다. 지금까지 대처해 온 방식과는 달라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반달곰의 경우 추적되지 않는 비율이 64%에 달하기 때문에 이들의 피해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 국장은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할 때가 아니다"라며 "시급성을 갖고 실태 조사에 착수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피해 조사가 돼야 이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법도, 서식지 복원 계획도 제대로 마련될 것이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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