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혐의로 쫓겨난 맥캐릭 前 미국 추기경 94세 사망
한때 미국에서 가장 유력한 가톨릭 성직자
추기경 박탈에 이어 사제직에서도 제명돼
성범죄 혐의로 추기경에서 물러난 데 이어 가톨릭 사제직마저 박탈당한 시어도어 맥캐릭 전 미국 수도 워싱턴 대교구장이 9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몰락 전 그는 미국에서 가장 유력한 가톨릭 성직자였다.
4일(현지시간)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현 워싱턴 대교구장 로버트 맥엘로이 추기경은 이날 “맥캐릭이 전날(3일) 미주리주(州)에서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가 사제직을 수행하는 동안 해를 끼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맥캐릭은 28세이던 1958년 신학 석사 학위 취득과 동시에 뉴욕 대교구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후 1977년 주교로 올라섰고 2001년에는 당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추기경으로 발탁됐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특히 맥캐릭을 아껴 원래 뉴저지주(州) 뉴어크 대교구를 이끌던 그를 2000년 수도 워싱턴 대교구장으로 옮기게 했다. 그때부터 맥캐릭은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등 미국 대통령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력 인사가 되었다. 그는 또 교황청 인권 사절로 위촉돼 세계 각지의 분쟁 지역을 돌며 교황의 뜻을 전했고, 이 과정에서 쿠바의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와도 만나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2005년 75세가 된 맥캐릭은 가톨릭 규정에 따라 워싱턴 대교구장을 그만두고 은퇴했으나 이후로도 명성을 누리며 세계 가톨릭계에서 왕성히 활동했다.

맥캐릭은 뒤늦게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질 처지가 되었으나 90세를 넘긴 고령에 치매를 앓는 그를 법정에 세우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맥캐릭은 법원의 유죄 선고가 이뤄지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가톨릭 사제에 의한 학대 경험이 있는 피해자 단체는 맥캐릭의 사망 후 발표한 성명에서 “그의 삶은 끝났지만 이것이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 실현은 아니다”고 밝혔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달 8000만원 버는 토니안, 슈퍼카 3대 날리고 ‘재무제표’ 뜯어보는 이유
- 채소를 사 먹는 게 신기했던 산골 소년…‘초롱이’ 이영표가 증명한 헌신의 가치
- 친부 떠난 뒤 만난 새아버지…조현아·선미가 성까지 바꾸려 한 이유
- 데뷔 했지만 여전히 ‘미생’…박경혜·최지수·임주환의 태도는 달랐다
- 쥐 나오던 지하실에서 157억 매출까지…브라이언이 쓴 20년의 기록
- 하루 2억원 벌던 전성기 사라진 자리, 편승엽이 5남매를 키워낸 방식
- 폐지 줍던 엄마 건물주로…가난 공포 ‘부동산’으로 지운 서인국·지디·조권
- ‘천만 배우’가 미역을 감았다?…박지훈이 ‘왕’에서 ‘취사병’이 된 건에 관하여
- 감자밭 매던 소녀, 상금 3억 당구 여제로…‘캄보디아 김연아’ 피아비의 기적
- 세금 다 냈는데 압류?…김사랑 아파트 논란이 보여준 ‘행정의 민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