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관계 복원 준비해야 [4강의 시선]

2025. 4. 5.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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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요동치는 국제 상황에서 민감도가 높아진 한반도 주변 4개국의 외교, 안보 전략과 우리의 현명한 대응을 점검합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진행되면서 한·러 관계 복원 가능성 기대가 높다.

종전 협상이 타결돼도 전쟁 당사국은 물론 미국, 유럽이 모두 만족할 만한 포괄적 평화 협정이 아니라 전쟁의 일시적 유예가 될 가능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러시아 대외전략의 근본이 변화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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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요동치는 국제 상황에서 민감도가 높아진 한반도 주변 4개국의 외교, 안보 전략과 우리의 현명한 대응을 점검합니다.
혈맹으로 진전된 북·러 관계
우크라전 이전은 불가능해도
대러 관계개선 신호 보내야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19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합의한 뒤 합의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진행되면서 한·러 관계 복원 가능성 기대가 높다. 러·우 전쟁 이후 러시아가 군사지원 필요성 때문에 북한과의 관계를 밀착시켰기 때문에 종전되면 그 관계는 전쟁 이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전 이후 직접적 군사협력은 축소될 수 있겠지만 북·러 간 전략적 밀착은 지속될 것으로 보아야 한다. 종전 협상이 타결돼도 전쟁 당사국은 물론 미국, 유럽이 모두 만족할 만한 포괄적 평화 협정이 아니라 전쟁의 일시적 유예가 될 가능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러시아 대외전략의 근본이 변화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푸틴 정부의 대외전략은 미국의 패권을 무너뜨려 세계질서를 다극화하고, 러시아 안보 보장을 위한 영향권(완충국가)을 확대하는 두 가지 목표로 집약된다. 핵을 보유한 북한은 미국을 괴롭힐 수 있는 전략 자산이며, 안보가 취약한 러시아 극동지역의 중요 완충국가가 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푸틴 대통령이 2024년 2월 러시아 연방의회 연설에서 발표한 '新유라시아안보구조' 구상의 핵심 협력 국가이다. 이 구상은 미국 중심 유럽-대서양 동맹 시스템을 대체하여 러시아 주도의 새로운 유라시아 포괄적 안보 질서를 정립한다는 내용이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평양 방문 전날인 6월 18일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이 구상을 북한과 함께 실현할 것임을 천명하였다.

미·러 간 종전협상이 북한에 손해만은 아닐 가능성이 있다. 최근 양국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북한군이 러시아 건설 현장에서 일하도록 주선할 것임을 확인한 바 있다. 또 미·러 관계 개선은 러시아의 북한 노동자 유입 및 민감 기술 제공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일부 느슨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도 북·미 간 협상이 이뤄진다면 러시아의 후방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종전되더라도 한·러 관계가 전쟁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북·러 관계가 혈맹으로 진화한 상황에서 이제껏 대러 정책의 기본 모델이었던 경제와 안보의 교환 즉 한·러 경제협력 강화를 통한 북핵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 확보가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고급 군사기술을 북한에 제공한다면 사실상 한·러 관계 복원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이미 군사 기술 제공을 추정케 하는 몇 가지 일이 있었다. 지난달 20일 북한은 최신형 지대공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함께 본격 생산이 시작됐음을 발표했다. 북한의 가장 취약점이 방공망 부실임을 감안할 때 러시아가 기술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또 3월 27일에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공개했는데 러시아나 중국이 기술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전후 경제회복이 시급한 러시아가 한국과의 경제협력 복원을 시도하겠지만, 경제보다 안보를 우선하는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북·러 군사 밀착이 더욱 진행된다면 우리 안보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이다. 북·러 관계의 쇠퇴만큼 한·러 관계의 복원 공간이 생긴다는 수동적 생각보다는 북·러 관계에 제동을 걸려면 한·러 관계 복원이 필수라는 능동적 생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블라디보스토크-서울 러시아 국적기 직항 재개, 원유 수입 확대, LNG 쇄빙선 인도 문제 해결 등 관계 회복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다. 물론 핵고도화 관련 등 첨단 군사무기 기술의 북한 제공은 한·러 관계의 레드라인임은 확고히 해야 한다.

엄구호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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