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소련 붕괴 2년 전, 美 CIA 보고서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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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가을,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가들은 소비에트 연방(소련)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붕괴 조짐에 대해 백악관에 보고하기 시작했다.
소련 공산당의 마지막 서기장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추진한 개혁 정책이 흔들리고 있으며 경제, 재정, 정치, 민족 등 이슈가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지면서 모든 면에서 소련이 위기라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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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해도 당시 미 41대 대통령인 조지 H W 부시를 비롯해 미 당국은 소련의 전면 붕괴에 대해선 크게 믿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상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중국의 ‘천안문광장 사태’ 정도로, 무력에 의해 소련의 질서가 곧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해 11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뒤 ‘포스트 장벽 효과’는 심상치 않은 변화를 몰고 왔다. 소련 변방에선 물론 심장부 모스크바의 지배 엘리트층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뒤, 세계에서 가장 큰 사회주의 국가였던 소련은 실제로 무너졌다.
러시아 모스크바 태생으로 현재 영국 런던정경대(LSE)의 국제사 교수인 저자는 신간에서 30년에 걸쳐 수집한 정부 문서 등 사료와 고위 정계 인사들의 발언, 기록, 관계자 인터뷰 등을 집대성해 ‘사회주의 제국’ 소련의 몰락을 재구성했다. 특히 개혁, 개방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진 지도자 고르바초프를 중심으로 당대 이야기를 풀어간다.
지금까지 소련 붕괴는 ‘미국 자유 진영의 외교적, 경제적 승리’라는 단편적 서사로 이해되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련 내부 모순과 당대 여러 사안들이 엮인 정치적인 사건이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특히 경제적 요인과 민족적 분열이 소련 붕괴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고르바초프의 시장경제 도입 시도가 예상보다 큰 혼란을 가져왔다고 봤다. 우크라이나, 아르메니아, 발트해, 그루지야 등 소련 내 민족 문제도 중요한 축이었다.
소련 붕괴 뒤 다시 30여 년이 지났다. 러시아는 푸틴의 장기 집권, 우크라이나 전쟁, 서방과의 대립 등 다시금 사회주의 제국의 길을 답습하고 있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30년 전 소련의 ‘예기치 못한 드라마’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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