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집·미술관… 아빠와 딸이 누빈 미국의 공간들

곽아람 기자 2025. 4. 5.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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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민기 지음|문학동네|280쪽|1만8000원

일간지 기자인 아빠가 회사 연수차 여섯 살 딸과 단둘이 미국 메릴랜드주 베서스다에서 1년간 살며 남긴 기록이다. 육아 일기인 동시에 오랜 건축 분야 취재 경험을 살려 집, 학교, 놀이터, 인근 워싱턴 DC 미술관과 박물관 등 ‘장소’와의 교감을 적었다.

미국인의 공동체 의식을 짚은 부분이 인상적이다. 미국 아파트는 대개 한 동 짜리라 울타리 안 그들만의 성채인 한국 아파트와 달리 공동체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 저자가 미국에 체류한 2022년은 코로나 종식 전이었지만 학교는 ‘안전하게 계속 문을 연다(Keep Schools open Safely)’는 정책하에 운영되고 있었다. 지식은 줌으로도 전달할 수 있지만 공동체는 온라인만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학교 문을 닫지 않는다는 선언은 공동체를 보호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단정하고 침착한 문장 행간에 딸에 대한 애정이 별사탕처럼 반짝인다. 뉴욕 여행 중 낙엽 쌓인 센트럴파크를 걸으며 저자는 깨닫는다. “내가 에스더를 데리고 다닌다고만 생각했는데 그림자를 보니 손잡고 나란히 걷고 있었다. 우리는 아빠와 딸이면서 길 위의 동행이었다. 그날의 그림자를 오래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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