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재 넘치는 중국…일상 활용에도 적극적

한겨레 2025. 4. 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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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color: rgb(0, 184, 177);">이코노미 인사이트 _ Economy insight</span>
<span style="color: #333333;">세계는 지금 ㅣ 딥시크 ‘성공 비결’</span>
중국 로봇회사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중국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춤을 추고 있다. 유니트리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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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2025년 민영기업 좌담회’라는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는 내로라하는 중국 기술기업의 스타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관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전국에 중계된 회의에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런정페이 화웨이 CEO, 왕촨푸 비야디(BYD) 회장, 레이쥔​ 샤오미 회장, 쩡위친 시에이티엘(CATL) 회장 등 중국을 이끄는 인물들과 나란히 어깨를 겨룬 엠제트(MZ)세대 CEO들이 눈길을 끌었다. 딥시크(DeepSeek) 창업자 량원펑(85년생),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기업 유니트리 CEO 왕싱싱(90년생), 인공지능 반도체 캠브리콘 CEO 천톈스(85년생)는 중국의 현재이자 미래로 인정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중국 최대 명절인 2025년 춘절에는 이들이 쏘아 올린 축포에 온 중국이 환호했다. 전세계에 충격을 준 인공지능 추론 모델 딥시크 ‘R(알)1’의 등장에 이어 최대 볼거리인 CCTV의 춘절 특집방송 ‘춘제완후이’에 출연한 유니트리 휴머노이드 로봇의 정확하고 부드러운 움직임은 중국인들의 자부심을 한껏 고조시켰다. 이제 어느 분야에서 제2의 딥시크나 유니트리가 등장해 또 세계를 놀라게 해줄지 기대를 품게 만든 무대였다.

딥시크와 유니트리는 혜성처럼 등장한 반짝스타일까, 아니면 중국 인공지능 산업이 오랜 시간 다져온 토양의 산물일까. 이들을 배출한 중국 인공지능 업계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일상에 자리잡은 ‘AI 모세혈관’

중국공업정보화부(MIIT)에 따르면 2024년 중국 인공지능 산업 규모는 5800억위안(약 126조원)에 이르고 기업 수도 4200개를 돌파했다. 중국에서 일정 기간 살아본 사람이라면 인공지능이 일상생활에 혈관처럼 스며들어 있음을 체감할 것이다.

첫 번째 사례는 알리바바의 신선식품 체인 허마셴성이다. 매장마다 설치된 ‘현수형 컨베이어+AI 스케줄링 시스템’은 매장 내 상품 배송 작업원의 하루 이동 거리를 12㎞에서 2.8㎞로 줄이고 신선 제품 손실률은 4.7%에서 1.5%로 낮췄다.

알리바바 신선식품 체인 허마셴성의 매장마다 설치된 ‘현수형 컨베이어+AI 스케줄링 시스템’은 매장 내 상품 배송 작업원의 하루 이동 거리를 12㎞에서 2.8㎞로 줄이고 신선제품 손실률을 4.7%에서 1.5%로 낮췄다. 브로드뷰 누리집

두 번째는 더우인(틱톡 중국 서비스 플랫폼) 라이브 방송이다. 진행자는 소비자의 반응을 ‘지능형 실시간 감정 분석 엔진’을 통해 분석하고 진행 멘트를 바꾼다. 한 화장품 브랜드는 라이브 방송 전환율이 3.2%에서 8.9%로 상승했고, 단일 세션 매출 1900만위안(약 38억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세 번째는 지도 앱 가오더디투의 신호등 예측 시스템이다. 주요 도로마다 차량의 출발과 멈춤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이를 통해 신호등의 점멸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안내해 10개 도시에서 교통체증을 18%나 줄였다.

네 번째로 물류기업 차이냐오 인공지능 물류 로봇 사례가 있다. 아파트마다 설치한 택배 스테이션에서 택배를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처리하면서 평균 수령 시간을 3분에서 25초로 단축했다.

마지막으로 상하이의 인공지능 도시 관리모델이 있다. 인공지능 기업 30여 개와 협력해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위험 요소 자동 탐지와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인공지능 쓰레기통 과적 탐지 시스템으로 쓰레기 처리 효율이 25% 개선됐다. 또한 이를 디지털 트윈 기술로 교통·환경·긴급 상황 대응과 위험도 예측에 활용하면서 2024년 푸둥 신구 화재 대응 시간이 3.2분(미국 뉴욕 평균 8.5분)으로 단축됐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바꿔가는 일상의 사례는 넘쳐난다.

중국 지도 앱 가오더디투의 신호 예측 시스템은 신호등의 점멸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안내해 10개 도시에서 교통체증을 18%나 줄였다. 샤오훙슈 누리집

중국 정부와 기업은 자체 인공지능 기초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23년 발표된 ‘중국 인공지능 거대언어모델 지도’에 따르면, 100억 개 이상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의 거대언어모델은 138개였다. 그런데 2025년 현재 의료, 금융, 제조 등 50여 개 분야에서 1200개로 급증했다.

바이두의 원신​(Wenxin), 화웨이 판구(Pangu), 알리바바의 퉁이첸원(Tongyi Qianwen) 등 플랫폼 기업이 추진하는 거대언어모델은 중국이 인공지능 추격자에서 주도자로 전환하는 동력이 됐다. 하드웨어 기술 확보에도 진전이 있다. 중국산 인공지능 칩(캠브리콘 MLU, 화웨이 어센드 등)은 추론 시장 점유율을 42%까지 끌어올리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입 의존도를 줄여가고 있다.

이뿐 아니라 딥시크는 하드웨어의 불리함을 소프트웨어 실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연산능력-알고리즘 협업 최적화 솔루션’을 통해 화웨이 어센드 910B의 칩 효율을 3배가량 향상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알리바바 인공지능 스케줄링 시스템은 2024년 중국 최대 쇼핑 시즌인 광군제(11월11일) 기간에 초당 78만 건의 거래를 처리하는 동시에 2500개의 물류 루트, 9천 개의 창고와 30만 대 물류 차량을 인공지능으로 실시간 자원 배분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은 강화학습을 통해 10~15가지 경로에 대한 시행착오를 시뮬레이션해 성(省) 간 배송 시간을 16.8시간(미국 아마존 36시간)으로 줄였다. 순간적인 피크 상태에서 발휘되는 시스템 운영 능력은 중국 기업들의 독보적인 경쟁력이 되고 있다.

정부-기업-시민 협력 모델

딥시크를 배출한 저장성 항저우는 ‘도시두뇌(城市大脑) 4.0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와 기업, 시민이 협력해 도시를 하나의 ‘거대 인공지능 실험실’로 만들고 있다. 우선 항저우 시정부는 데이터를 적극 개방한다. 항저우는 2만4천 대의 교통 카메라, 500만 대의 자동차 지피에스(GPS) 추적데이터, 1800개의 지역별 에너지 소비 데이터를 공개했다.

인공지능 기업들은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교통 혼잡도 등의 서비스 출시 기간을 단 7일로 단축했다. 시민들은 인공지능 행정에 대한 피드백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2024년에는 시민들이 제공한 12만7천 개의 오류 기록이 반영됐다.

중국은 생태계를 확장하고자 ‘인공지능 전사’ 양성에 노력한다. 화웨이는 어센드 개방형 훈련 플랫폼을 통해 300여 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하고, ‘1개 모델+10줄 코딩’의 초간단 도구로 개발자 60만 명과 중소형 앱 2천여 개를 등장시켰다.

딥시크의 생태계는 더 혁신적이다. ‘가치 공유계획’에 따라 개발자가 딥시크 코드로 제품을 출시하면 수익의 15%를 기여자에게 배분한다. 기여형 수익모델은 플랫폼의 월간활동개발자 수를 6개월 만에 5만 명에서 42만 명으로 급증시켰다. 현재는 전 산업계가 딥시크 오픈소스 활용에 매달리고 있다.

중국 인공지능 산업은 세계를 놀라게 하는 기술적 성취라는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도전 상황도 여전히 존재한다.

중국 인공지능 칩의 추론 시장 점유율은 40%대까지 상승했으나, 훈련 부문 점유율은 25% 미만으로 분석된다. 고성능 인공지능 칩 시장의 68%를 점유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H200에 대항하는 화웨이 어센드 910B와 같은 국산 칩은 자연어 모델 추론 등 특정 시나리오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지만, 조 단위 파라미터 모델 훈련 때 에너지 효율에서 격차를 보인다.

2025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5년 민영기업 좌담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와 악수하고 있다. REUTERS

미국의 반도체 규제로 기업들이 고성능 엔비디아 칩 대신 국산 칩과 알고리즘 변형을 조합하다보니 개발 비용도 늘었다. 이에 대해 딥시크가 보여준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간 최적 압축 알고리즘이 국산 칩의 컴퓨팅 파워 부족 문제를 얼마나 완화시켜줄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기업의 데이터 활용률은 31.5% 수준이다. 게다가 의료·금융 분야의 데이터 공유율은 10%대에 머무르고 있다. 데이터 수집을 위한 공공장소에서의 무분별 촬영에 따른 프라이버시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 규정 강화로 공개 데이터 성장률이 2023년 48%에서 2025년 19%로 줄었다. 중국이 자랑하는 ‘대량 데이터 혜택’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도 인공지능 오남용으로 인한 심리조작 알고리즘, 자율주행 사고 등 사회문제로 고민한다. 최근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AI 침해 책임 인정 가이드라인’(2024년 3월)을 정하고 기업의 알고리즘 피해 책임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이 여기에 있다.

중국 AI 혁신의 미래는

다른 국가들이 인공지능 윤리 논쟁을 하는 동안, 중국은 300개의 스마트시티, 9억4천만 일일 인공지능 사용자, 일평균 20만 건 사용 등을 바벨탑처럼 ‘하나의 언어’로 쌓아올리며 독자적 길을 걸었다. 그렇게 조성된 개방형 인공지능 생태계는 제2의 딥시크가 속속 등장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스타트업은 이른바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등 대기업과 혁신 경쟁을 벌이며 생태계 활성화를 견인한다. 중국이 인공지능을 어느새 단순한 효율 도구를 넘어 생산력 변혁의 핵심 엔진으로 진화시키고 있는 점을 한국도 주시해야 한다.

딥시크 설립자 량원펑은 “인공지능으로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디지털 세계의 대화 인터페이스를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인공지능 전사’들은 중국이 기술 패권 경쟁, 데이터 윤리, 국제 규범 등의 장벽을 넘어서지 못하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인공지능 산업의 성공 여부는 개방형 생태계가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지,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며 기술을 인간 중심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변용섭 KOTRA 청두무역관장 kimjh@kotr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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