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재탄생] “책 읽으러 캠핑장 가요” 자연·예술 다 누리는 힐링여행
옛 정취 간직…주민 문화공간 재탄생
영화 관람·전래놀이 등 프로그램 다채
운동장선 음악 콘서트·생태체험 인기
책과 친해지는 체험활동 많아 만족


살랑살랑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캠핑의 계절이 왔다. 경기 파주시 법원읍에는 책 한권 들고 캠핑을 떠날 수 있는 특별한 캠핑장이 있다. 1998년 폐교된 금곡초등학교를 재단장한 ‘별난독서문화체험장’이다. 3월 하순 주말에 찾은 이곳은 봄기운을 느끼러 나온 가족 단위 체험객으로 활기가 넘쳤다.
별난독서문화체험장은 파주시가 전국 최초로 폐교를 활용해 만든 독서 캠핑장이다.

2017년 7월 ‘별난독서캠핑장’으로 개관했으나 운영을 맡은 수탁업체의 내부 사정으로 3년여 만에 문을 닫았다. 시는 공백기를 가진 뒤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2021년 4월 별난독서문화체험장으로 재개관했다. 운영을 맡은 뮤직오션컴퍼니의 곽혜경 대표는 “지역사회의 추억이 서린 공간을 주민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마음으로 독서와 캠핑뿐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재단장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별난독서문화체험장은 학교 본관, 화장실·샤워실·취사장이 있는 관리동, 텐트를 칠 수 있는 나무덱 17개 등을 갖추고 있다. 본관 1층에는 교육 공간으로 쓰이는 ‘별난 스튜디오’와 시에서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인 ‘금곡작은도서관’이 있다. 도서관 한편에는 문화·예술 서적으로만 꾸민 ‘문화·예술 특별서가’가 있는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라고 한다.
작은 상을 펴고 간단한 보드게임을 할 수 있고, 부모가 낮은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어서다. 2층에는 영화 관람, 그림책 읽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별난 다락방’과 옛 교실의 정취를 그대로 살린 ‘별난 배움터’가 있다.

한쪽 벽 전체가 거울인 별난 스튜디오와 교실 2개를 하나로 합쳐 만든 별난 다락방에선 토요일마다 독서와 결합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열린다. 별난 다락방에서는 빛과 음악과 목소리가 어우러져 공연을 즐기듯 그림책을 보는 ‘빛그림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들 20여명은 대형 스크린에 비친 그림에 집중하며 책을 읽어주는 말소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야외활동하기 좋은 계절엔 운동장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인기가 좋다. 전래놀이를 활용한 야외활동인 ‘별난 놀이터’, 텃밭의 식물을 관찰하는 ‘생태 체험’, 캠핑객과 지역주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 콘서트’ 등이다. 초등학생 자녀 2명과 함께 온 체험객 황승희씨(46·경기 고양시)는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으면서도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재미있는 체험활동이 많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별난독서문화체험장은 농한기엔 지역주민의 문화공간이자 사랑방 역할을 한다. 본관 입구, 복도 한편 등 곳곳에 배치된 ‘금곡 시니어 그림 교실’의 수강생 작품들이 그 사례다. 그림 교실에서 마을 어르신 10여명이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쓴 것을 묶어 2024년 11월 ‘나를 담았습니다, 금곡리 어르신 쓰고 그리다’란 책자도 발간했다.
김정옥 운영실장은 “모여서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면 서로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면서 “얼굴을 맞대고 미주알고주알 속사정을 털어놓으며 적적한 일상을 달랠 수 있어 수강생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 학교 졸업생인 김두현 금곡2리 이장은 “주말에 운동장에서 콘서트가 열리면 마을주민들이 함께 공연을 보고 어울리기도 한다”면서 “문 닫은 학교에서 다시 아이들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별난독서문화체험장을 찾는 방문객은 연간 3000여명. 캠핑 성수기에는 사이트당 대기 인원이 20∼30명이 될 만큼 인기가 높다. 사이트당 사용료가 2만5000원으로 저렴한 데다 각종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어서다. 곽 대표는 “이곳에서만큼은 휴대전화를 잠시 내려놓고 가족과 함께 책을 읽고 자연을 즐기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면서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마을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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