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형의 책·읽·기] “AI는 질문하는 문학 넘을 수 없어”

김진형 2025. 4. 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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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김주연(아래 사진)은 1966년 비평 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격동하는 한국문학의 중심에서 그 역사를 함께 일궈왔다.

김병익, 김치수, 김현과 더불어 '문학과지성'의 최초 동인이자 4·19세대 비평 그룹의 핵심 일원인 그는 독문학과 한국문학을 오가며 30여 권의 평론집과 연구서를 펴내며 활발히 비평 활동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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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60년 김주연 비평집·시집 출간
기후위기·AI 문학 담론 펼쳐
한강·송호근·김혜순 작품론
본적 강원도 애정 시편 잇따라
그리움 속 생명 에너지 감각

문학평론가 김주연(아래 사진)은 1966년 비평 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격동하는 한국문학의 중심에서 그 역사를 함께 일궈왔다. 김병익, 김치수, 김현과 더불어 ‘문학과지성’의 최초 동인이자 4·19세대 비평 그룹의 핵심 일원인 그는 독문학과 한국문학을 오가며 30여 권의 평론집과 연구서를 펴내며 활발히 비평 활동을 해 왔다. 올해 등단 60년을 맞은 김주연 문학평론가가 첫 시집 ‘강원도의 눈’과 비평집 ‘포스트휴먼과 문학’을 펴냈다.

▲ 눈이 내린 평창 월정사 입구 자작나무 숲 모습. 김주연 시인은 시 ‘겨울나무’에서 “너 없으면 나는 못 사는데/너는 나 없어야 잘 사는구나/잎새를 다 떨군/겨울나무의/벌거벗은 증언이 준엄하다”고 했다.

■비평집 ‘포스트휴먼과 문학’

그의 비평집은 인간 욕망화로 인한 지구 소멸 위기론의 연장선이자, 인공지능(AI)과 정치, 생태계 등 복합적으로 얽힌 문학의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 읽힌다. 최근 5년간 발표한 글과 강연 29편을 엮었다.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 세계가 주목하게 된 우리 문학의 현재와 한강의 작품을 분석한 글도 수록했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김혜순(원주 연고) 시인의 ‘날개 환상통’을 언급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그는 ‘엽기’를 기초로 한 김혜순의 시에 대해 “여성을 대상으로 반여성”을 말하고, “인간을 통해서 반인간, 혹은 비인간”을 말한다고도 분석한다.

사회학자인 송호근(한림대 도헌학술원장) 작가에 대해 논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일제강점기 작가 김사량을 다룬 송호근의 소설 ‘다시, 빛 속으로’를 조명한 김 평론가는 “복잡했던 김사량이 한국전쟁에서 북쪽 신분으로 종군기를 남기고 강원도 산기슭에서 죽어갔다는 사실은 작가 송호근이 그 행적을 추적, 확인하고 ‘기억’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김주연 평론가에게 문학은 ‘끝없는 질문’이다. 그는 “AI가 인간의 문학을 대체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부정한다. 챗GPT는 대답의 언어 모델이고, 문학은 질문하는 양식이다. 그렇기에 문학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료가 아니라 사람이다.

김 평론가는 “질문을 할 줄 모르고 대답만 하는 기계는 문학작품이 아니다”고 말한다. 더 큰 문제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패배 의식의 만연이다.

■시집 ‘강원도의 눈’

서울에서 태어난 김주연 평론가의 본적은 북강원도 이천군 이천면 탑리다. 가보지도 못했고 가볼 수도 없으나, 엊그제 살던 고향처럼 그곳이 다정하다고 한다. 그렇게 뜬금없이 솟아나는 글들이 모여 그의 첫 시집 ‘강원도의 눈’이 됐다.

시집 속에 자주 등장하는 ‘눈’은 이전의 풍경을 혁명적으로 바꾸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치다. ‘강원도’, ‘강원도의 풀’, ‘경포 호수’, ‘평창군 대화면’ 등 강원도에 관한 시도 다수 수록했다. 시인은 “강원도의 풀은 풀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돌이며 바위”이고, “사람도 풀”이 되는, 강원도의 풀은 온 누리를 덮고 지구의 들숨 날숨을 지켜준다고 강조한다. 시 ‘강원도’에서는 “편안함이 주는 평안/그 원류의 힘은 강원도 아닐까/강원도 방에 누워서 처음으로 생명을 마신다”고 언급한다.

시집 후반부에는 8편의 ‘파우스트’ 연작이 실렸는데 스스로를 ‘어릿광대가 된 평론가’로 조망한다. 그는 민족과 세계, 둘로 갈라진 분열의 지점에서 “문학은 모든 연약함의 보편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벨문학상’은 “휘청거리는 문학을 휘청거리며 껴안는다”고 했다.

한국 문학의 중요한 주제인 ‘디아스포라’를 조명한 부분도 시선을 잡는다. 먼 곳으로 떠나야 했던 우리 조상과 더불어 우리 곁에 있는 손님들을 모두 디아스포라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인과 나그네가 뒤바뀌어 살아가는” 풍경이기도 하다. “디아스포라는/밖으로 나가 있는 이름만이 아니다/지금은 우리 곁에도 친숙하게/때로 조금은 낯설게 다가오는 이름들”(시 ‘디아스포라’ 중).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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