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로] 탄핵 심판 선고 날 떠오른 북 송전탑
탄핵 심판 결과 어떻게 나오든 종북 세력 존재는 망상 아닌 현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묻힌 뉴스가 있었다. 이날 낮 정부가 공개한 북한 지역 사진과 영상이다. 군사분계선(MDL)과 개성공단 사이 경의선 도로 근처에 있는 송전탑들이 균형을 잃고 무너지는 모습이 우리 군 감시 카메라에 잡혔다. 북한 군인이 안전 장비 없이 전선 제거 작업을 하다 10m 높이에서 추락하는 장면도 담겼다. 아마 그 군인은 숨졌을 것이다. 이 송전탑들은 과거 우리가 개성공단에 전기를 공급하던 시설이다. 우리 돈과 기술로 북에 지어준 것이다. ‘햇볕 정책’에 종언을 고한 장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당시 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 있던 김용현 국방장관이 북한이 벌인 이 어처구니 없는 일을 국민에게 알리고 싶어 영상 공개를 결정한 것 아닌가 싶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송전탑 철거는 김정은의 남북 관계 단절 선언에 따른 것이다. 김정은은 “북남 관계는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며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고서 경의선과 동해선 등 남북을 잇는 모든 시설물을 차단 또는 봉쇄했다. 남쪽에 철벽을 두른 김정은은 우크라이나 전장에 북한 젊은이 1만여 명을 보냈다. 국지적이 아닌 국제적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이 중 4000명이 숨지거나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단절 선언 이후 남쪽에선 입만 열면 ‘통일’을 외치던 사람들이 ‘남북 두 국가론’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35년간 ‘조국 통일 투쟁’을 해온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은 자진 해산했다. 1997년 대법원에서 이적 단체 판결을 받고도 27년간 버틴 사람들이 김정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두 달 만에 단체 이름을 ‘한국자주화운동연합’으로 바꿨다. 이들은 구성원을 그대로 두고, 국가보안법 철폐와 주한 미군 철수 등 종전 주장을 유지한 채 ‘조국 통일’ 주장만 뺐다. 그러면서 “반미·반윤에 동의하는 단체·인사와 적극 연대하겠다”고 했다. 김정은 말 한마디에 표변한 사람들을 종북이 아니면 뭐라고 불러야 하나.
오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가 나온다. 헌법재판소가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군 투입 등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결과가 어떻든 이번 사태를 통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있다.
북한의 대남 전술은 변화무쌍하지만 변치 않는 것이 남남 갈등 조장이다. 이를 위해 국내에 종북 세력을 심고, 키워왔다. 남측 내부가 분열하면 북한 도발에 용이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탄핵 사태로 우리 안의 균열이 이미 극심하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국민끼리 다투고, 공권력이 여기에 집중하는 틈을 타 북한이 어떤 도발을 감행할지 모른다. 이에 대한 만반의 대비를 갖춰야 한다.
다음으로 종북 세력이다. 김정은 정권은 주민 목숨을 가볍게 여기고,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 북을 추종하는 세력이 우리 내부에 존재한다 함은 윤 대통령의 ‘망상’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다. 각종 간첩단이 공공연히 종북 활동을 하며 우리 수사기관과 법원을 조롱하고 있다. 탄핵 심판 결과와 관계없이 윤 대통령이 지적한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종북 세력 문제는 대한민국의 과제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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