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번역 넘어 AI 더빙으로 글로벌 두드리는 K-콘텐츠

글로벌 플랫폼을 타고 각광을 받기 시작한 K-콘텐츠가 영화, 드라마, 예능 등의 영역을 넘어 크리에이터 콘텐츠까지 두루 각광을 받고 있다.
크리에이터 콘텐츠의 글로벌 디딤돌은 인공지능(AI)이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과 같은 글로벌 콘텐츠 유통 플랫폼의 등장으로 생태계가 확장됐고, AI 번역으로 언어장벽을 낮춘 데 이어 AI 더빙으로 한 번 더 고도화한 현지화 전략이 K-콘텐츠가 글로벌로 갈 수 있는 다리가 되고 있다.
3일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글로벌 크리에이터 경제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1563억7000만달러(한화 230조원 상당)이며, 2030년에는 5238억9000만달러(767조2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콘텐츠 현지화의 1단계는 언어 장벽을 넘는 것이다.
기존에는 번역 자막을 주로 활용했으나 최근에는 더빙이 주목받고 있다. 넷플릭스의 더빙 총괄 존 데미타에 따르면 한국 리얼리티 쇼 시청자 중 40%가 더빙으로 시청한다.
유튜브 역시 채널에 더빙을 추가한 영상은 더빙이 없는 영상보다 조회수가 3배 높았다. 자막을 읽느라 영상을 놓치는 일이 없어 몰입감이 우수하다. 특히 교육, 요리, 게임 등 실습이 필요한 콘텐츠는 더빙 효과가 훨씬 크다.
한국의 중견·중소 콘텐츠 기업들도 AI 더빙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렸던 중견·중소 콘텐츠 기업들은 초기에는 대형기업과 달리 콘텐츠 현지화에 투자할 여력이 많지 않아 더빙과 같은 고도화 전략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AI 번역과 자막을 활용해 콘텐츠 공급에 나섰지만 북미, 유럽, 남미, 동남아, 일본 등은 자막보다 더빙을 선호하고, 일부 국가는 문맹률도 높아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AI 기반 콘텐츠 현지화 전문 기업인 비브리지의 박정현 대표는 "콘텐츠당 예산이 제한적인 중견·중소 기업이나 개인 크리에이터는 주로 번역 자막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시도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며 "언어 장벽을 넘는 것 외에도 국가별로 인기 있는 콘텐츠 유형과 소비 방식 등 '콘텐츠 현지화 전략'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AI 기술의 발전은 AI 음성과 더빙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고비용을 들여 성우를 고용하지 않더라도 적은 비용으로 AI 더빙이 가능해진 것이다.
비브리지는 AI 더빙 기술을 활용한 '영상 번역 더빙 대행' 솔루션으로 중소 콘텐츠 기업들의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단순히 AI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End-to-End 대행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영상만 맡기면 번역부터 더빙까지 완료된 파일을 제공한다.
비브리지의 차별화 포인트는 AI와 전문 긱워커(단기 근로자)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접근법이다. AI 음성인식과 번역에 번역 전문 긱워커의 검수를 더하고, AI 더빙 오디오 생성과 매핑에 번역 전문 및 영상 편집 긱워커의 오디오 검수를 추가해 품질을 높였다.
박 대표는 "AI가 알아서 하면 완전 자동화는 되지만, 만족도는 떨어질 수 있다. AI가 잘하는 일을 시키고, 중간에 사람이 개입하면 2시간 걸려서 만들 영상을 동일한 퀄리티로 20분 만에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브리지는 현재 구독자 267만명의 삼프로 TV, 구독자 90만 명의 김동현 TV, 구독자 350만 명의 하이틴에이저 등 다양한 채널의 더빙을 담당하고 있다. 삼프로TV의 경우, 유명 투자자 '하워드막스'의 영어 인터뷰를 한국어로 더빙한 결과 자막 대비 조회수가 2~3배 상승했으며, 비브리지가 더빙한 콘텐츠들은 누적 1600만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박 대표는 "영상에 자막만 추가하는 방식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눈에 띄기 어렵다. 각 국가별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 스타일, 마케팅 방식, 플랫폼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비브리지는 이러한 종합적인 현지화 전략을 제공해 잠재력 있는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역시 2020년 AI 더빙 서비스 '클로바더빙'을 출시하고, '오디오 에디터' 기능을 추가했고,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고도화된 음성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인 유튜브는 지난해 자동 더빙 도구를 내놨고, 메타는 인스타그램 릴스용 자동 더빙 기능을 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AI 기반 더빙 솔루션 기업인 허드슨에이아이는 최근 감정까지 전달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AI 더빙 서비스를 출시하고, 올해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5'에서 선보였다. 북미 스포츠채널에서 야구 등 경기 중계 더빙도 지원한다. 하반기에는 실시간에 준하는 더빙 서비스로 스트리밍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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