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허당미, 농후해진 농담…‘브리짓 존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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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다.
그런데도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는 여전히 파자마 차림으로 아침부터 술을 마신다.
브리짓은 마크 다아시(콜린 퍼스)와 결혼해 두 아이를 낳고 평온한 일상을 누리는 듯했다.
하지만 남편은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브리짓은 홀로 두 아이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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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내 개봉하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는 1편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년) 이후 관객과 함께 나이 들어온 브리짓의 네 번째 이야기다. 브리짓의 임신을 그린 3편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2016년) 이후 9년 만의 신작이다. 철없던 30대 싱글녀는 이제 50대 워킹맘이 됐다. ‘혼자 먹는 저녁’ 대신 ‘아이들 도시락’을 고민한다.


새로 나온 4편의 시작은 ‘상실’이다. 브리짓은 마크 다아시(콜린 퍼스)와 결혼해 두 아이를 낳고 평온한 일상을 누리는 듯했다. 하지만 남편은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브리짓은 홀로 두 아이를 키운다. 방송국 PD로 복직했지만, 일상은 여전히 엉망진창이다. 아침은 술로 버티고, 집안엔 장난감과 서류로 난장판이다. 남편에 대한 그리움은 애써 눌러 담고, 아이들 앞에선 괜찮은 척 웃는다.
그러던 어느 날, 조용히 흔들림이 찾아온다. 데이팅 앱에서 젊고 잘생긴 연하의 생물학자 록스터(레오 우달)를 만나게 되는 한편, 아들의 과학교사 월리커(치웨텔 에지오포)와도 뜻밖의 감정이 싹튼다. 브리짓은 누군가와 다시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을까.

브리짓하면 떠오르는 특유의 ‘허당미’는 지금도 건재하다. 젊어 보이려 입술에 필러를 맞았다가 부작용으로 입술만 툭 튀어나온 채 방송국을 돌아다니고, ‘남친’들과의 데이트 중엔 실수 연발이다. 학부모로 찾아간 학교에선 나이든 엄마 취급도 받는다. ‘몸짱’ 연하남의 근육에 어쩔 줄 몰라하는 등 브리짓 특유의 주책스러운 개그는 웃음을 자아내는 저력이 여전하다. 하지만 깊어진 주름만큼 농후해진 농담들 속에 담긴 진심은 전편들과 다름없이 빛난다.
이번 영화에는 마크 다아시 역의 콜린 퍼스가 등장하지 않는 건 무척 아쉽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반가워할 얼굴이 다시 나타난다. 전 남친 다니엘 클리버(휴 그랜트)다. 기대대로 ‘간질간질한’ 농담을 던지며 주변을 휘젓고 다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랜트가 다시 돌아와 대사 하나하나에 특유의 재기발랄함을 쏟아낸다”며 “그가 등장할 때마다 화면에 생기가 돈다”고 극찬했다.
이젠 브리짓와 젤위거(55)는 ‘이음동의어’에 가깝지만, 그의 외모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볼은 야위었고, 표정은 차분해졌다. 젊음 대신 무게를 얻은 얼굴로 그는 ‘다시 살아보려는 여성’을 더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젤위거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마크의 죽음을 듣고 진심으로 울었다”며 “퍼스와 함께했던 시간이 한순간 끝나는 것 같아서 감정이 복잡했다”고 털어놓았다.


연애와 이별, 결혼, 출산, 상실…. 브리짓은 나이 들고, 살아내고, 실수하면서 성장했다. 관객 역시 함께 나이 들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비포 선라이즈’ 3부작이 우리의 주름살과 함께 사랑의 변화를 그렸다면, ‘브리짓 존스’ 4부작은 한 여성의 덕지덕지한 삶을 모두가 함께 유쾌하게 감싸 안는 듯하다.
미국 영화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의 평론가 평가 신선도 지수는 89점.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작의 활기를 되살린 귀환”이라고 호평했다. 젤위거는 NYT 인터뷰에서 “브리짓의 실수와 불완전함 속에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본다”라며 “그래서 브리짓이란 캐릭터는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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