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30대 엽기 살인, 친부 이어 친형까지…“수면제 먹이고 음식물로 질식”

부산 30대 남성, 아버지 살해 혐의로 긴급체포
조사 중 친형도 살해한 사실 자백…사건 병합해 송치 예정
아버지에겐 흉기, 형에겐 수면제와 음식물 사용
두 사건 모두 가족 재산 노린 경제적 목적…계획범죄 정황 뚜렷
계획 부인…경찰, 강도살인 등 혐의 추가 적용해 수사 마무리
“범행 전 수면제 준비·흉기 위치도 알고 있어”

경찰 로고.연합뉴스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의 한 주거지에서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30대 남성이 앞서 친형도 수면제와 음식물을 이용해 엽기적으로 살해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은 두 범행 모두 가족 간 재산 관계를 악용한 경제적 목적의 계획범죄로 보고 사건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존속살해 혐의로 입건된 A(30대) 씨에게 강도살인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사건을 병합한 뒤 오는 4일 송치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은 앞서 A 씨가 지난달 26일 오전 6시쯤 부산 해운대구 아파트에서 아버지 B(60대)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뒤 달아난 혐의로 긴급체포해 구속했다. 같은 날 저녁,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전 7시쯤 주거지에서 숨진 B 씨를 발견했다. 이후 이웃 진술과 CCTV 분석을 통해 A 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범행 하루 만인 같은 달 27일 오후 4시 40분쯤 길거리에서 긴급체포했다. 부검과 진술 조사 결과, A 씨는 금전 문제로 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사용했고, B 씨가 숨지자 현장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웃 주민은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고 증언했다.

구속 수사 과정에서 A 씨는 친형 C(40대) 씨를 살해한 혐의도 자백했다. 이 사건은 당초 서울 모 경찰서가 수사 중이었으나, 해운대서가 자백을 받은 뒤 사건을 이첩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2월 29일 C 씨의 주거지에서 수면제 계열 약품인 졸피뎀을 몰래 먹인 뒤 정신이 혼미한 C 씨에게서 돈을 이체하고, 음식물을 먹여 기도를 막아 질식사시킨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 씨가 경제적 어려움 속에 가족 재산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계획적 범행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미리 수면제를 준비하고, 아버지 주거지 내 흉기 위치를 알고 있었던 점, 형이 가족이 없는 상태였다는 점, 가족 간 재산 구도 등을 종합하면 계획 범행 정황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