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리옥스 "기술에 시장성 더한 '플루토'…세포 분석공정 글로벌 표준화 앞장"

정기종 기자 2025. 4. 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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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용 대표 인터뷰, 세계 최초 비원심분리기반 세포 전처리 자동화 기기 개발·제조사
기존 장비 혁신성 앞세워 상장 후 매출 급성장 자신했지만 대중성 확보 실패에 역성장
절치부심 후 사용자 편의성 더한 '플루토 시리즈'로 올해 상업화 성과 확장 원년 선언
김남용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대표 /사진=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플루토 시리즈를 통해 차별화 기술력에 놓쳤던 대중성까지 확보한 만큼, 세포 분석공정 자동화 글로벌 표준화를 위한 상업화 성과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김남용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대표)

세계 최초의 세포 분석공정 자동화 기술을 보유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큐리옥스)가 한층 강화된 신제품을 통해 상업화 성과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이 회사는 앞서 독자 기술을 적용한 세포 전처리 자동화 기기를 시장에 선보이며 기술력을 인정 받았지만, 익숙한 환경에 우호적인 연구진들 입맛을 맞추지 못하며 대규모 상업화 결실을 거두는데 실패했다. 최근 이를 기반으로 보완한 신제품군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한 만큼, 혁신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는 글로벌 표준 기술 가치를 입증한다는 목표다.

2018년 설립된 큐리옥스는 세계 최초의 비원심분리기반 세포 전처리 자동화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신약 연구개발의 거의 모든 과정에 필요한 세포분석 공정의 전처리는 투명한 검체를 쉽게 관측하기 위해 염색하는 과정이다. 이는 원심분리기를 활용한 100% 수작업으로 이뤄지는데, 세포 손상 위험성과 연구자 숙련도에 따라 결과 차이가 발생해 데이터 정확도와 신뢰도를 담보할 수 없다는 한계가 뒤따랐다.

2023년 8월 상장한 회사는 차별화 기술력을 앞세워 그동안 초기 연구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제약사와 대형 연구기관 등으로 영역을 확대 큰 폭의 상업화 성과를 자신했다. 전처리 자동화를 통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균일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래미나 워시' 등 핵심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배경이다.

특히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개 중 18개사가 이미 고객사로 존재한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지난 2022년 72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46억원으로 2년 연속 역성장 한 상태다. 2023년 150억원 이상의 매출 목표를 제시한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다.

김남용 큐리옥스 대표는 "파이펫(정확한 부피의 용액을 옮길 때 사용하는 기구)으로 대표되는 연구실에서 항상 사용하는 기구들에 익숙한 연구원들에게 새로운 개념과 형태의 장비로 다가가면서 사용자의 편의성 측면을 간과한 것이 문제였다"라며 "자동화 혁신성에 대해선 공감대를 얻었지만 '대중성'은 확보하지 못하면서 실제 대규모 구매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객사 적극적 러브콜 등 달라진 반응 체감…글로벌 빅4 대리점 판매 계약 등으로 올해 흑자 도전"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플루토 (워크스테이션) LT'. 기존 래미나 워시 시리즈의 세포 전처리 자동화 기술을 계승한 것은 물론, 연구진들에게 익숙한 사용 방식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시장성 확보를 위해선 기술력 외 대중성도 필요하다는 경험을 얻은 회사는 제품 보완 끝에 지난해부터 플루토 시리즈를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플루토 시리즈는 △플루토 코드 △플루토 알파 △플루토 워크스테이션(LT·MT·HT) 총 3종의 제품군으로 구성된다.

플루토 코드는 기존 실험실에서 쓰고 있던 장비에 전처리 자동화를 위한 명령어 묶음을 추가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SW) 개념이고, 플루토 워크스테이션은 세포 분석을 위한 전처리는 물론, 분석 공정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 할 수 있는 풀패키지 장비다.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샘플 수에 따라 등급(LT·MT·HT)을 나눠 타깃을 세분화 했다. 플루토 알파는 하드웨어를 포함한 두 제품의 중간 단계급 제품이다.

김남용 대표는 "플루토 코드는 이미 데모를 시작해 잠재 고객과 계약을 논의 중, 플루토 워크스테이션 LT·MT는 이미 선적을 시작한 상태"라며 "2분기엔 플루토 워크스테이션 HT와 플루토 알파가 출시 예정이며, 글로벌 제약사와 학교 연구소 등에서 주문은 이미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품 출시 초기 또는 출시 전 빠른 계약 성사 배경에 앞선 시행착오도 큰 몫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미 자동화 기술력과 분석 데이터에 대한 신뢰도를 입증했던 만큼, 사용자 편의성을 더한 제품의 반응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플루토 시리즈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래미나 워시 시절부터 논의를 이어오던 파트너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제품과 협업을 요구하고 나섰다는 점"이라며 "지난주에도 글로벌 기업 몇 군데를 방문했는데 회사에선 단순 공동 마케팅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음에도 적극적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대리점 판매를 제안하는 등 달라진 반응을 체감했다"고 설명했다.

확연히 달라진 시장 반응에 회사는 조심스럽게 올해 흑자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회사가 시장 자체를 창출해 나가고 있어 정확한 시장 규모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세포 처리가 필요한 제약사와 연구소 모두가 필요한 장비인 만큼 의미있는 계약이 성사되면 빠른 속도로 후속 성과를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배경이다.

김남용 대표는 "플루토 시리즈가 바이오 장비에서 아주 기본적인 장비로 자리매김해 글로벌 표준이 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며 "현재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원심분리기를 만드는 곳일 만큼 개척하고 있는 시장이고, 우리처럼 작은 규모의 회사가 주목받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주주총회에서도 설명했듯이 자체 판매 매출로는 올해 당장 흑자전환이 불가능 하지만 글로벌 상위 4개 액체 제어 자동화기기(워크스테이션) 제조사들과 논의 중인 대리점 계약 등이 성사된다면 매출은 자연적인 곡선이 아닌 급등 형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파트너사들의 반응에서 가능성을 충분히 봤고, 이런 것들이 잘 풀린다면 올해라도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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