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장·부산교육감 참패…국힘 내부 "전한길 썼다 마이너스"
민주당 후보, 진보후보 압승, 아산시장도…담양시장 혁신당 첫 당선
"탄핵, 尹지지층결집? 부산서도 안돼" "호남민심 이재명 녹록지 않아"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국민의힘이 거제시장과 아산시장 선거에서 참패했다. 부산교육감도 진보교육감 후보에 보수 후보들이 큰 표 차이로 패배해 내란과 탄핵 정국의 민심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특히 국민의힘이 탄핵반대와 윤석열 대통령 지지 강성지지층에 기대어 전한길 강사와 나경원 김기현 등 친윤계 의원들이 적극 선거운동에 나선 결과가 마이너스가 됐다며 국민의힘이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도 나왔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종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2일 치러진 2025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경남 거제시장 개표결과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가 56.75%,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 38.12%로 민주당이 크게 이겼다. 부산교육감 선거에서 진보교육감인 김석준 후보가 51.13%로 보수교육감 후보인 정승윤(40.19%), 최윤홍(8.66%) 두 후보를 합산한 것보다 높은 득표율로 압승했다. 충남아산시장 개표결과 더불어민주당 오세현 후보가 57.52%, 국민의힘 전만권 후보 39.92%, 새미래민주당 조덕호 후보 1.65%, 자유통일당 김광만 후보 0.90%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
구로구청장 선거결과도 더불어민주당 장인홍 후보가 56.03%, 자유통일당 이강산 후보 32.03%, 조국혁신당 서상범 후보 7.36, 진보당 최재희 후보 4.56%였다. 이 선거구에 국민의힘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중 경북 김천시장 선거에서만 배낙호 후보가 51.86%를 얻어 무소속 이창재 후보(26.98%), 더불어민주당 황태성 후보(17.46%), 무소속 이선명(3.69%)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정반대로 눈여겨볼 선거구는 전남 담양군수 선거구인데, 민주당 텃밭인데도 조국혁신당 정철원 후보가 51.82%로 더불어민주당 이재종 후보(48.17%) 3.65% 차이로 승리해 혁신당이 처음으로 기초자치단체장을 배출했다.
이번 선거결과에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3일 비대위 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세심하게 귀를 기울이고, 더욱 가열차게 변화하고 혁신하면서, 국민의 마음을 얻을 때까지 모든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간략히 언급했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를 탄핵선거이자, 윤석열 선거, 부정선거 이슈 선거로 만들었다가 참패를 했다는 점에서 민심을 전혀 읽지 않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번 선거유세에선 전한길 강사가 등장했다. 전 강사는 지난달 27일 거제시장 보궐선거 유세 지원에서 “이영돈 피디에 의하면 국회의원 50명이 부정선거로 당선됐고, 서울 강서구청장 역시 부정선거로 됐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도 부정선거라고 이야기했다. 거제도에서 이루어질 이 시장 선거도 또 그럴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가 매의 눈을 가지고 계속 지켜 봐야 된다. 적극 투표에 참여하라”고 밝혔다. 지역선거 유세에서 부정선거 주장만 펼친 것이다.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3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경남 거제 선거결과 56% 대 38%이 나왔다”며 “선거운동이 딱 거기만 뽑아낼 수 있다. 나경원 김기현 갔고, 전한길씨가 피쳐링을 했다. 그 방식으로 갔을 때 우리당 성적표는 어떻게 되느냐 그걸 볼 수 있는 곳이 거기였다. 그런데 너무 많이 졌다. 국민의힘은 이 방향대로 가면 안 된다는 강력한 경고”라고 성토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어 “전한길씨가 부산역 광장부터 전국을 돌면서 '이 사람 대단한 사람'인 것 같았고, 레거시 미디어에서 이 사람 출연시켜서 여러가지 얘기 했다. 아무런 효과가 없잖아요. 마이너스 효과다. (선거결과로) 맞아봐야 아느냐 말이다. 유력 정치인까지 같이 찬조 출연하고 같이 공동작품 만든다는 게 말이 되느냐, 이 지적에 대해 그분들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센터 소장도 “부산 교육감 선거의 정승윤 후보는 검사 출신 국민권익부위원장이었는데, 교육감으로 적당했나, 교육전문가인가 의문”이라며 “전한길, 원희룡 내려가 선거운동했는데, 지지층 결집만으로는 부산 지역 조차도 유리한 지역조차 지킬 수 없다는 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장 소장은 “경악스러운 것은 부산시 전 지역구에서 다 졌다는 것”이라며 “해운대 금정 같은 곳도 다 졌다”고 강조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조기대선 예고편이었다”며 “탄핵찬반, 지지층 결집 이런 선거를 치른 건데 민심에 전혀 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탄핵인용되고 조기대선이 되면 이를 바꿔야 하나 시간이 없고, 강성지지층이 감정적으로 격앙돼 있는데다 거기 편승하려는 정치인들이 상당수 있다”며 “대선도 그런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사상 최대표차를 갱신할 수도 있다. 2007년 대선 500만표 차 이상으로”라고 우려했다.

이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경북 김천시장 단 한 곳에서만 당선자를 내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며 “경남 거제시장과 충남 아산시장 선거의 패배는 직전 단체장이 모두 우리당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정말 뼈아픈 패배가 아닐 수 없다”고 썼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3일 국회 소통관 백브리핑에서 “투표율이 대단히 낮고, 선거 지형 자체가 우리에게 불리한 상황이었다”며 “그렇지만 거기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구 자체의 특성으로 그 지형에서 치러진 선거이기 때문에 탄핵 심판에 영향은 전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담양군수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배한 것을 두고 서용주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3일 “민주당에게는 뼈아픈 참패이나 좋은 신호가 될 수 있다”며 “호남의 민심의 향방이 녹록지 않구나, 여론 자체를 '호남은 우리를 좋아할거야'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이번 담양 군수를 통해 보여줬다. 민주당에게는 쓴 약이 됐다”고 해석했다. 서 전 상근부대변인은 “그럼 이 대표가 조기대선 준비할 때 그냥 '호남민심은 나를 지지할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보다 호남 민심을 달랠 수 있는 정책들, 홍보와 메시지와 여러 태도들은 어떻게 가져가면 될 것인가, 저는 하나의 기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전국적으로 실시된 4.2 재보궐 선거 결과를 보며 민심의 준엄함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며 “앞으로 국민의 삶을 지키고 지역을 발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조속한 내란 종식과 민생 회복, 경제 성장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조 수석대변인은 “주권자 국민은 민심을 거스르고 내란을 옹호하면 심판받는다는 분명한 경고를 보여주었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은 더욱 겸허하고 치열한 자세로 국민의 삶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 민심을 무겁게 받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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