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관계 회복 불가" VS "합의 원해"... 평행선 달린 뉴진스·어도어, 전속계약 소송 본격화 [종합]
뉴진스 측 "민희진 축출한 어도어, 대안 마련 없어"... 신뢰관계 회복 불가 주장
어도어 측 "민희진 없으면 뉴진스 존재 불가? 말 안 돼"... 새 프로듀서 제공 능력 강조

그룹 뉴진스와 어도어가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을 통해 다시 한 번 맞붙었다. 여전히 어도어 측은 뉴진스 멤버들과의 합의를 원한다는 입장이지만, 뉴진스 멤버들은 "현재 합의를 고려할 심적 상태가 아니다"라며 합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 정회일)는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유효확인의 소(본안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앞서 어도어가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심문기일 당시 5명 멤버 전원이 출석했던 것과 달리 이날 법정에는 뉴진스의 법률대리인 8명만 출석했다. 어도어 측 역시 법률대리인이 대리 출석했다.
뉴진스는 지난해 11월 어도어의 전속 계약 위반으로 인한 신뢰관계 파탄을 이유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뉴진스 멤버들은 독자 활동을 진행하면서 새 활동명인 NJZ를 발표, 해외 공연을 진행함과 동시에 컴백까지 예고했다.
하지만 지난달 법원이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인용하며 뉴진스의 독자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시 뉴진스 멤버 5명 전원이 법원에 출석해 어도어의 차별 대우 등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어도어는 정산 의무 등 전속 계약상 중요한 의무를 대부분 이행했다"라며 어도어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판단에 뉴진스는 미국 타임, 영국 BBC코리아 등 해외 매체를 통해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대한민국은 우리를 혁명가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라며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다른 결과를 예상했지만 정말 충격받았다"라며 억울함을 피력했다. 하지만 뉴진스의 해당 발언은 외신을 상대로 K팝 산업을 비판하고 '혐한' 발언을 했다는 일각의 비판 속 역풍을 맞았고, 뉴진스는 지난달 23일 홍콩에서 열린 컴플렉스콘 무대에서 활동 중단을 선언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와 함께 함께 뉴진스는 법원의 결정에 불복한다는 취지의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뉴진스와 어도어는 본안 소송을 통해 다시 한 번 맞붙게 됐다. 이날 재판에서 어도어 측은 뉴진스 멤버들이 주장하는 계약 해지 사유인 전속계약상 중요 의무 위반 행위가 없었으며, 멤버들이 제시한 시정사항 요구 기간 내에 회신 공문을 보냈으나 이를 수령하기 전 뉴진스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전속계약 해지 통보를 한 뒤 의무 이행을 거절 중임을 지적했다.
반면 뉴진스 측은 민희진의 어도어 대표이사직 해임을 "하이브에 종속된 이사진들에 의한 뉴진스의 총괄 프로듀서였던 민희진에 대한 보복성 행위"라고 풀이하며 "어도어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민희진의 축출로 미루어보았을 때 뉴진스에 대한 프로듀싱 의지가 없다고 풀이됐으며, 이는 신뢰관계 파탄으로 인한 전속계약 해지 사유로 적법 유효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어도어 측은 "민희진과 하이브의 분쟁은 뉴진스 멤버들이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것과는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고 반박한 뒤 "프로듀싱과 관련해 피고(뉴진스) 측에서는 민희진이 존재하지 않으면 연예 활동을 못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민희진이 뉴진스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것은 틀림 없지만 '민희진 없는 뉴진스는 존재할 수 없다'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도어가 뉴진스를 위한 새로운 프로듀서를 충분히 제공할 만한 능력이 있음을 강조한 어도어 측은 "뉴진스가 최근 홍콩 콘서트에서 독자적으로 활동을 하면서 공연을 했는데, 해당 콘서트 준비의 경우 민희진 없이 멤버들끼리 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으로 볼 때 민희진 만이 뉴진스를 프로듀싱할 수 있다는 것은 스스로 어폐가 있다고 보인다"라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뉴진스 측 역시 첨예하게 맞섰다. 뉴진스 측은 "프로듀싱 매니지먼트에 있어 민희진이 얼마나 뉴진스에게 중요한 역할이었는지와 별개로 어도어가 다른 프로듀서 제공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 미리 대안을 마련했어야 한다. 하지만 민희진의 해임 전부터 멤버들이 해지를 통보하기까지 6~7개월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대안 마련이 되지 않았다"라며 "대안에 대한 의사소통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멤버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맞섰다.
이와 함께 뉴진스 측은 "모든 상황을 미루어 보아 귀결되는 결론은 뉴진스 멤버들과 어도어간의 신뢰가 회복 불가할 정도로 파탄됐다는 것"이라며 "경영진이 모두 교체된 어도어는 실질적으로는 과거의 어도어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다른 법인이 됐다. 신뢰관계의 기본 전제가 무너진 상태에서 멤버들은 어도어와 함께 갈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어도어 측은 "민희진은 축출당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나간 것"이라고 강조한 뒤 "어도어에서는 가처분 판결 이후에도 민희진에게 이사직 프로듀싱을 제안했으나 민희진은 '대표이사를 시켜주지 않으면 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으며, 프로듀싱 역시 온갖 핑계를 대며 미루다가 결국 회사를 나갔다. 그러한 상황 속 회사로서는 다른 방안(프로듀서 교체)을 모색할 시간도 없었고, 일방적으로 소통의 문이 닫힌 상황에서 도리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대안 마련 부재만 지적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향후 어도어와 뉴진스 멤버들에 대한 합의나 조정 가능성에 대한 재판부의 질문에도 양측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렸다. 어도어 측은 "합의를 희망하고 있다"라고 밝힌 반면, 뉴진스 측은 "현재로써 멤버들의 심적 상태가 그런 걸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양측의 팽팽한 의견 대립에 재판부 역시 신중한 고민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신뢰관계 파탄으로 인한 전속계약 해지 소송의 경우, 데뷔 이후 정산을 한 번도 못 받거나 연습조차 제대로 못 하는 경우라 신뢰관계 파탄 여부가 명확하게 보이는데 이는 조금 다른 경우라 고민이 필요하다. 신뢰관계 파탄이라는 것이 추상적 개념인 만큼, 이를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서 양측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린 가운데, 전속계약 유효확인의 소에 대한 다음 기일은 오는 6월 5일 오전 11시 10분 열린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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