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의 복면을 벗기면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을 것”

김지은 기자 2025. 4. 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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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에서 상대의 정체를 모르면 더 불안한 법이지요, 암의 복면을 벗기면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암 치료의 최전선에 있는 대학병원 의사 50여 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한 내용을 담은 책 '암, 의사에게 자세히 묻다'를 펴낸 최준석(65·사진) 과학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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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병원 의사 50명 인터뷰집 펴낸 최준석 작가
“암 일으키는 주범은 비만
검증안된 정보 믿지말아야
지방 병원 치료수준 평준화
굳이 서울로 가지 않아도 돼”

“싸움에서 상대의 정체를 모르면 더 불안한 법이지요, 암의 복면을 벗기면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암 치료의 최전선에 있는 대학병원 의사 50여 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한 내용을 담은 책 ‘암, 의사에게 자세히 묻다’를 펴낸 최준석(65·사진) 과학저널리스트. 그는 2일 “한국인 남성 5명 중 2명, 여자는 3명 중 1명이 걸릴 만큼 암이 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3분 진료’가 일반적인 현실에서 환자들은 궁금한 것이 있어도 ‘바쁜 의사’에게 질문하기가 쉽지 않다. 그는 3년에 걸쳐 전국 국립대병원 암 전문의 50인 이상을 만나 의사들이 왜 이렇게 깊이 있게 물어보냐고 할 정도로 자세히 질문하고 그 답을 들었다. 폐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 전립선암, 간암, 췌담도암, 부인암, 갑상선암, 혈액암 등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10대 암의 원인, 진단과 치료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했다.

“사람들이 흔히 보는 인터넷이나 유튜브에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넘쳐납니다. 그것들을 바로 잡고, 환자와 가족들이 암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언론인 출신인 그는 10여 년 전부터 과학을 깊이 탐구해 4권의 책을 펴냈는데, 관심 영역이 자연스럽게 의학으로까지 확대됐다.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는 국립대병원 교수들을 찾아다니는 여정은 힘들지만 보람 있었다. 그는 김영태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당시 폐암센터장·현 병원장)와의 인터뷰가 특별히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흉부외과에서 암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심장이 아닌 폐를 택했다고 해요. 폐암은 국내 암 사망자 수 1위로 악명이 높잖아요. 그런데 폐암과의 싸움에서 의료진이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고, 모든 병기에 걸쳐 치료법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놀랍고 희망을 느꼈어요.” 이기형 충북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들려준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상위 1% 연구자’에 선정된 교수인데 한국이 임상 강국이라고 하더군요. 예전에는 환자들이 신약 임상시험에 대해 부정적이었지만, 요즘은 신약의 혜택을 보려고 임상시험이 많은 병원을 일부러 찾아다닐 정도로 인식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그는 일반적인 10대 암 치료는 지방의 국립대병원도 모두 평준화됐다고 강조했다. “의사들이 이구동성으로 희귀암을 제외하고 지방 환자들이 힘들게 서울까지 안 가도 된다는 거예요. 표준화된 암 치료법이 나와 있고 그에 따라서 다 치료를 하고 있으니까요. 주치의의 말을 신뢰하고 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암 예방을 위해 무엇을 가장 신경 써야 할지에 대해서는 비만을 꼽았다. “한국인 남성 거의 절반이 비만이에요.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때문입니다. 이것이 모든 질병과 암으로까지 연결되는 것이지요.”

암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 역시 전에는 막연한 공포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우리 몸에 대해, 암에 대해 상세히 알게 된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누구나 건강할 때 미리 관심을 갖고 공부해두면 좋겠어요. 나중에 혹시 자신이나 주변에 암이 접근했을 때 훨씬 잘 방어할 수 있을 테니까요.”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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