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드러낸 女무용수들의 '탈 없는 탈춤'…국립무용단 '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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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이 떠오른 무대에 형형색색의 탈로 얼굴을 가린 무용수들이 줄지어 등장했다.
2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만나 본 국립무용단의 신작 '미인'은 여성 무용수들의 풍부한 표정 연기가 두드러진 공연이었다.
"21세기 새로운 '미인도'를 제시하겠다"고 밝힌 양정웅 연출은 신윤복의 그림 속 은은하고 옅은 미소 대신 즐거움부터 한에 이르는 감정을 표현하는 여성 무용수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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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보름달이 떠오른 무대에 형형색색의 탈로 얼굴을 가린 무용수들이 줄지어 등장했다. 무대 중앙에 대감의 모습을 한 탈부터 도깨비를 본뜬 탈들이 한데 모이자 금방이라도 춤판이 벌어질 듯 분위기가 고조됐다.
'얼씨구'하는 소리와 함께 음악이 시작되자 탈을 든 무용수들은 재빠르게 모습을 감추고, 맨얼굴을 드러낸 여성 무용수들이 순식간에 무대를 채웠다.
이들은 한삼을 휘두르며 팔자걸음을 걷는가 하면 양손으로 턱을 괴고 생긋 웃어 보이는 등 영락없는 탈춤을 선보였다. 탈이 있어야 할 자리를 채운 것은 여성들의 당당한 미소였다.

2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만나 본 국립무용단의 신작 '미인'은 여성 무용수들의 풍부한 표정 연기가 두드러진 공연이었다.
"21세기 새로운 '미인도'를 제시하겠다"고 밝힌 양정웅 연출은 신윤복의 그림 속 은은하고 옅은 미소 대신 즐거움부터 한에 이르는 감정을 표현하는 여성 무용수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인'은 여성 무용수 29명으로 출연진을 꾸린 공연이다. 과거 남성 연희자만 출 수 있던 탈춤을 비롯해 강렬한 신체 움직임이 동반되는 칼춤 등 11개의 민속춤을 여성들의 춤으로 재해석했다.
산조 춤을 재해석한 '산조&살풀이'에서는 여성 무용수들이 한 무리로 뭉쳤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동작 속에서 저마다 애절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한을 표출했다. 무용수들이 서로의 몸을 강하게 잡아당기고 서로를 끌어안는 대목에선 연대의 몸짓을 읽을 수 있었다.
무용수 한 사람이 일렬로 늘어선 여성 무용수들의 등을 밟으며 이동하는 '놋다리밟기'에선 결연한 표정이 엿보였다. 많은 수의 무용수가 몸을 축 늘어트린 채 등을 내준 모습도 통일된 동작을 연출하며 눈길을 끌었다.

양정웅 연출과 정보경 안무가를 비롯해 장영규 음악감독, 서영희 의상 디자이너, 신호승 무대 디자이너 등 화려한 창작진은 각자의 영역에서 개성을 드러냈다.
밴드 '이날치' 등에서 판소리를 팝에 녹여낸 음악으로 호평받은 장영규 감독은 '미인'에서도 장기를 발휘했다. 그는 굿거리 등 전통 장단을 변주하고 피아노와 전자 음향을 사용해 독특한 음악을 들려준다.
'강강술래'에서는 '강강술래'를 부르는 소리를 메아리치듯 들려줘 신비로운 인상을 강조했다. '부채춤'에선 기타 연주만 들려오는 가운데 무용수들이 박자에 맞춰 부채를 펼치는 소리가 타악기처럼 들리며 조화를 이뤘다.
서영희 디자이너는 '칼춤' 의상에 노란색과 보라색을 사용하고, '부채춤'에선 초록색 의상에 붉은 장식을 가미하는 등 보색으로 선명한 색감을 강조했다. 이는 흰색을 강조한 무대와 대비를 이루며 무용수들의 춤 동작을 강조하는 효과를 냈다.
'미인'은 오는 3일 개막해 6일까지 이어진다. 공연은 무용 팬들의 관심 속에 일찌감치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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