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분쟁 근본 원인' 들먹인 러시아 "미국의 해법 마음에 안 든다"

손성원 2025. 4. 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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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의 '부분 휴전' 합의를 미루고 있는 러시아가 미국이 제시하는 해법에 불만이 있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러시아 측에 휴전 이행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의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노골적으로 미국 중재안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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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의 근본 원인' 문제 해결 내용 없어"
러 특사, 이번 주 방미…침공 이후 처음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의 '부분 휴전' 합의를 미루고 있는 러시아가 미국이 제시하는 해법에 불만이 있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러시아 측에 휴전 이행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의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노골적으로 미국 중재안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수일 내 이뤄질 것으로 알려진 미러 간 접촉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러시아 외무부 산하 매체 인터내셔널어페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이 제안한 모델과 해결책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만,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날 러시아의 주요 요구 사항인 '분쟁의 근본 원인'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려는 내용이 (미국의 방안에는) 전혀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끝내라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는 것을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두 전쟁 당사국은 지난달 18일 미국의 중재로 '에너지·인프라 분야 시설에 대한 30일간 공격 중단'을 골자로 한 이른바 '부분 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최근까지 이 휴전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며 뜸을 들여 왔는데, 이날 대뜸 '분쟁의 근본 원인'을 다시 앞세우고 나온 것이다. 러시아는 줄곧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러시아 점령지에서의 우크라이나군 철수 등을 요구하며 분쟁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우크라이나가 "사실상의 항복 요구"라며 완강히 거부해온 조건을 다시 앞세우며 부분 휴전안 이행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 셈이다.

표도르 루키아노프 크렘린 외교·국방 자문위원장은 영국 가디언에 "느리지만 확실히 러시아가 이기고 있는 이 전쟁이 지속된다는 것은 우리에게 이득이다. 특히나 (우크라이나의) 주요 후원국인 미국이 손을 떼고 있는 듯한 점을 고려할 때 러시아는 (휴전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짚었다. 애당초 러시아 측의 부분 휴전안 이행 의지가 크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1일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마린카에서 건물이 파괴된 채 버려져 있다. 마린카=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 같은 러시아 태도에 이미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푸틴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리더십을 비난한 것을 두고 "매우 화가 나고 기분이 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휴전에 합의하지 않으면 러시아산 원유에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경고해 둔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미국 CNN 방송은 1일 "푸틴 대통령의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가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측 고위 관계자가 미국을 찾기는 처음이다. 그는 방미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미국의 스티프 위트코프 중동 특사를 만날 예정이다. 러시아의 휴전 의지 여부는 이번 미러 간 대화에서 보다 분명히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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