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반공법 위반 기소유예’ 납북귀환 어부들, 53년 만에 배상 길 열렸다

유선희 기자 2025. 4. 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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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삼창호’ 선원 22명 ‘혐의없음’으로 처분 변경
납북됐다가 1969년 5월28일 귀환하는 어선에 앉아 있는 어부들. 경향DB

1972년 8월 조업 중 납북됐다가 귀환한 뒤 간첩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삼창호’ 어부들이 53년만에 국가로부터 피해 배상을 받을 길이 열렸다. 검찰은 지난달 삼창호 승선 어부 22명의 처분을 ‘기소유예’에서 ‘혐의없음’으로 변경했다. 검찰은 앞서 2023년 10월 같은 배를 타고 조업 중 납북됐다가 귀환해 기소유예를 받은 고 오대술씨의 처분을 혐의없음으로 바꿨다. 이번에는 오씨에 이어 처분 변경 신청을 한 나머지 삼창호 어부들을 한꺼번에 구제했다.

2일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은 지난달 18일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납북귀환 어부 삼창호 선원 22명에 대한 사건을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변경한다”고 결정했다. 기소유예란 범죄는 성립하지만 그 정도가 경미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그간 대검찰청은 재판에 넘겨진 납북귀환어부 피해자들에 대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해왔다. 그러나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기소유예자들은 재심을 받을 길이 없는 ‘사각지대’에 있었다.

강릉지청은 앞서 2023년 10월에 반공법과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오대술씨에 대해 ‘혐의없음’ 취지로 처분을 변경했다. 오씨가 2013년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하면서 그의 불기소 결정서에 “오씨가 월선의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피의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적었다.

이후 같은 어선에 승선했던 다른 기소유예자들도 검찰에 처분 변경을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5월 강릉지청에 처분 변경 여부 검토를 지시했고, 이번에 그 결과가 나왔다.

앞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삼창호·대양호·무진호·해성호에 승선한 납북귀환어부 총 93명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지난해 12월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93명 중 60명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60명 중 삼창호 선원 23명을 제외한 37명의 납북귀환 여부들이 여전히 명예회복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보수호에 승선했던 납북귀환 어부 11명도 검찰에 자신들의 기소유예 처분을 변경해 달라는 진정을 제기했다. 대검은 경주지청에도 처분 변경 여부를 검토 지시했는데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동해안 납북귀환 어부들을 대리해 온 최정규 변호사(법무법인 원곡)는 “같은 납북귀환 어부 피해자들인데 누구는 처분 변경이 이뤄지고 누구는 이뤄지지 않은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검찰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전수조사를 통해 직권으로 처분 변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광주지검은 2022년 1월 민·관 실무 협의체인 ‘기소유예자 명예회복 TF’를 발족해 전수조사에 나섰다. 지난해 5월 대검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법 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115명에 대해 ‘죄 안됨’으로 처분을 변경했다.


☞ [단독]‘사각지대’ 납북귀환어부 기소유예자들, 혐의 벗을 수 있을까…검찰 검토 착수
     https://www.khan.co.kr/article/202405231738001


☞ [단독]검찰, 납북귀환어부 기소유예자 52년 만에 첫 ‘혐의 없음’ 직권변경
     https://www.khan.co.kr/article/202310181618001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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