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로비', 유머는 더 세지고 철학은 더 깊어졌다[스한:리뷰]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세 번째 연출작 '로비'를 내놓는 하정우 감독은 왜 골프 접대라는 의외의 소재를 영화의 기둥으로 삼았을까. 김의성, 박해수, 박병은 등 내로라하는 베테랑 배우들과 강말금, 이동휘, 차주영 등 실력파 배우들, 그리고 신선함 그 자체인 신예 강해림은 영화계 오랜 동료이자 세 번째 연출에 나서는 하정우의 시나리오의 어떤 요소에 반해 출연을 결심했을까.
데뷔작 '롤러코스터'로 재치와 속도감 넘치는 유쾌한 소동극을 선보였고 '허삼관'으로 1950~60년대 가족상과 부성애를 표현했던 하정우 감독은 10년 만에 내놓는 신작 '로비'를 통해 반짝반짝 빛나는 블랙코미디 유머의 진수를 선사했다.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과 개성 넘치는 신예들의 앙상블이 모여 휘몰아치는 막강 시너지를 펼쳐 보이는가 하면 현대 사회의 축소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물 군상들의 한판 로비 혈전이 펼쳐지고 난 이후에는 우리네 인생의 본질을 관통하는 잔잔하면서도 마음을 쿵하고 흔드는 강력한 한방의 주제도 만날수 있다.

영화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는 스타트업 대표 윤창욱(하정우)이 한떄 절친이었으나 현재는 라이벌 회사 대표인 손광우(박병은)의 뒷거래 때문에 기회도 기술도 번번이 빼앗기던 차에 4조 원의 국책사업의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첫 로비 골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타고난 머리가 좋아 기술 분야만큼은 자신 있지만 사업 수완은 제로인 스타트업 윤인터랙티브의 대표 윤창욱은 매립형 배터리 충전기술로 4조원 대 스마트주차장 국책사업 입찰에 도전하려 하지만, 돌출형 배터리 충전기술을 지난 경쟁사 대표이자 한때 절친에서 자신을 배신한 손광우 또한 해당 사업 입찰을 두고 경쟁에 나선다.
윤창욱의 오른팔 김이사(곽선영)은 탁월한 로비력의 소유자 손광우와의 경쟁에서 이기고 입찰권을 따내기 위해서는 스마트주차장 국책사업 실세인 최실장(김의성)과 조향숙 장관(강말금) 중 한명에게 로비 골프를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창욱은 내키지 않지만 사업의 성공을 위해 최실장에게 손을 내밀기로 한다. 뇌물이나 로비 등은 절대 통하지 않는 걸로 유명한 최실장은 평소 흠모해오던 여자골퍼 진프로(강해림)와의 라운딩을 성사시켜 주겠다는 창욱의 제안을 덜컥 받아들인다. 드라이브 입스로 슬럼프에 빠져 지내던 진프로는 스폰서십 제안과 함께 갖은 정성을 기울여 라운딩 요청을 하는 창욱의 부탁을 수락하고 만다.

대망의 라운드 일에 창욱과 최 실장, 최 실장과 창욱을 연결시켜 준 박 기자(이동휘)와 진 프로가 함께 라운드에 나서고 같은 골프장의 다른 한편에서는 광우와 조향숙 장관(강말금), 톱스타 마태수(최시원), 골프장 대표(박해수)의 아내 다미(차주영)으로 팀이 구성된 또 다른 로비팀이 접대 골프에 나선다. 4조원 대 스마트주차장 국책 사업을 놓고 매립형 배터리 충전기술이 승리하느냐, 돌출형 배터리 충전기술이 승리하느냐를 놓고 일생일대의 로비 골프가 양쪽 팀에서 펼쳐지고 본격적으로 골프가 시작되면서 웃지 않고는 못배길 아수라장이 펼쳐진다.
윤인터랙티브를 설립하기까지 기술과 정직 하나로 승부해왔던 창욱은 다급한 마음에 로비의 달인 박 기자의 도움을 받아 최 실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게임을 진행시키려 하고 일명 개저씨의 총합을 보여주는 듯한 최 실장은 진 프로에게 되도 않는 진실게임을 들먹이며 구애와 추행의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그리고 결국 창욱 팀과 광우 팀이 그늘집에서 모였을 때 켜켜이 쌓였던 갈등 관계가 폭발하고 이름만으로도 풍성한 연기력이 느껴지는 각각의 배우들은 그동안의 에너지를 그늘집 신에서 폭발시키며 관객의 도파민마저 터뜨린다.
하정우 감독은 세 번째 연출작 '로비'에서 그가 연출자로서 지향하는 영화의 장르와 모양새를 관객에게 촘촘히 인지시킨다. 러닝타임 106분을 숨 한번 쉴 틈 없는 대사로 꽉 채우며 속사포 같이 쏘아 올리고, 위트와 유머 넘치는 상황들로 구성한 것은 물론이고, 배우 각자의 색다른 개성을 끌어낸 것은 물론이고 능력치의 최고값을 뽑아내 조화로운 앙상블로 담아낸 그의 연출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영화 '로비'로 인해 감독 하정우라는 호칭에 무서운 힘이 생겼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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